한국일보

철저한 공금관리 훈련이 필요하다

2014-06-20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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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의 종각 보존위원회가 공금 전용 파문에 휩싸였다. 논란은 보존위가 종각 시설 관리를 위해 모금된 기금 3만달러 중 2,000여달러를 식사비 등 운영비로 전용한 사실을 보존위의 한 관계자가 폭로하면서 시작되었다. 이에 대해 보존위 일부에선 타종식 준비 식사와 전야제 등 종각 복원사업 관련지출이라고 반박하기도 했으나 보존위 박상준 위원장은 “이사비가 제대로 걷히지 않아 전용된 것”이라며 “이사회비가 완납되면 전액 돌려놓겠다”고 말했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아 녹슬고 훼손되었던 우정의 종각 지킴이를 자처하며 순수한 봉사로 출발했던 보존위가 공금 전용 논란에 휩싸인 것은 유감스럽다. 그러나 일단 커뮤니티에서 기부한 공금을 운용하는 단체인 이상 액수의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공금관리 규정은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한다.

아직도 상당수 한인단체 운영에 있어 ‘공금’에 대한 인식은 그리 철저하지 못한 편이다. 공금을 관리하는 훈련이 부족하다. 그래서 기부금이 모일 때마다 전용과 유용, 횡령이 끊임없이 발생한다. 이번 보존위의 경우에도 커뮤니티 기부금의 용도가 ‘우정의 종각 보존만을 위한 사후관리 기금’으로 명시되어 있는데도 이사회에서 상황에 따라 운영비(이사회비를 제대로 안낸 탓에 부족해진)로 사용할 것을 절대다수로 결정했다고 한다.


박 위원장이 전용 사실을 인정하고 수습과 함께 재발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으니 보존위 공금논란은 곧 가라앉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이번 파문은 다양한 목적으로 수만 달러에서 수십만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고 있는 여러 한인단체들의 공금관리 상태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공공단체 운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외적 투명성이다. 특히 일반인의 성금 등 ‘남의 돈’을 받아 관련 사업을 할 경우 투명성은 생명이다. 비영리단체 등록은 그래서 하는 것이다. 비영리단체로 등록하면 면세혜택과 함께 재정내역 공개의 의무도 주어지기 때문이다. 기부를 받기 전에 주먹구구식이 아닌 체계적 운영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적절한 사용처에 정확하게 지출하고 투명하게 공개하는 철저한 공금관리 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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