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교회의 사회적 책임

2014-06-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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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목사)

지금 한국 사회는 극심한 가치관의 혼란과 도덕 불감증으로 표류중이다. 정치, 사회 분야의 부정부패와 경제 분야의 윤리의식의 부재는 세계 상위권에 속한다. 공인과 공무원의 구조적 일탈행위, 집단 이기주의, 의사종교행위로 인한 사회 혼란은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한국 사회가 표출하고 있는 가치관의 혼란과 도덕 불감증은 아노미적이다. 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를 위시하여 막가파의 연쇄 살인사건,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씨랜드 화재사고와 같은 일탈적 대형 인재(人災)사고가 걷잡을 수 없이 반복되고 있다.


60년대 이후 일어난 ‘잘 살아보세’ 운동이 한국을 물질적으로 풍요하게 만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물질적으로 잘 살아보려고 정신없이 달려오다 보니 정신적, 도덕적, 영적으로는 오히려 후진국으로 후퇴한 것은 아닌지 심각하게 따져보아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무너진 한국 사회의 가치관의 혼란과 낮은 수준의 도덕, 윤리 의식을 누가 일으켜 세울 수 있을까. 집단 이기주의로 똘똘 뭉쳐 있는 고질적 한국 사회를 누가 새롭게 하고, 반사회적 일탈행위를 누가 막아내고, 잘못된 항로를 향해 전진하는 한국 배를 누가 옳게 조타(操舵)할 수 있을까.

교회다. 교회가 그 일을 해야 한다. 이 책임은 선택이 아니고 당위이다.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사명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한국 교회가 지니고 있는 가치관이나 윤리, 도적의 수준을 가지고 이 책임을 감당할 수 있을까. 과연 가치관의 상실과 도덕 불감증으로 표류하고 있는 한국 사회를 새롭게 할 수 있는 만큼의 영적, 도덕적 힘이 한국 교회에 있는가.

대각성 운동을 일으켰던 찰스 피니나 조나단 에드워즈 시대의 미국 교회는 그런 힘이 있었다. 그래서 그 시대를 교회가 책임졌고 이끌었다. 존 웨슬리, 조지 휫필드 시대의 영국 교회에도 그 힘이 있었다. 그래서 산업화 시대에 가치관의 혼란으로 내 치닫던 영국을 무혈 혁명으로 건져내었다.

특별히 웨슬리의 영향은 컸다. 웨슬리가 50년 동안 사역하는 동안 영국 인구의 3퍼센트가 회개하고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았다. 이 3퍼센트의 크리스천에 의해 영국은 놀랍게 변화되었다.

오늘날 한국 사회가 당면한 위기는 다른 것이 아니다. 교회의 위기다. 교회가 반사회적 일탈행위와 흔들리는 도덕성을 정화하지 못하고 통제하지 못한 책임에서 비롯된 영적 위기인 것이다.

이제 한국 교회가 새롭게 일어나야 한다. 어둡고 혼란한 이 시대를 밝히는 진정한 빛과 소금으로 거듭나야 한다. 존경할 만한 교계 지도자가 없다고 아우성치는 현실이다. 사사기 암흑시대에 사무엘, 다윗이 일어나듯이, 바벨론포로기 이후 절망의 시대에 느헤미야가 일어나듯이, 존경받는 리더가 일어나 민족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그래야 교회도 살고 이 나라도 산다. 당신이 리더라면 이 책임을 피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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