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세월호 참사 아이들을 기리며

2014-06-0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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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주(PS57 뉴욕시 과학교사)

세월호 안에서 처참하게 죽은 아이들도 내 가슴에 영원히 묻혔다. 내 친아들을 내 가슴에 묻은 것처럼 세월호 아이들도 내 가슴에 영원히 묻혔다. 내 가슴엔 사랑의 무덤이 생겼다. 내 가슴엔 분노의 무덤이 생겼다. 내 가슴엔 정의의 목적이 생겼다.

보고 배운다는 말, 참 말이다. 그리고 난 한 엄마로, 교사로, 인간으로서 어린이들이 내 옆에 있길 원하는 사람이 되길 바라고 노력한다. 세월호 아이들을 잊지 않는 마음을 갖는 것도 내가 어린이 옆에 계속 거하고 싶어서이다. 분노하고 아파하고 옳고 그름을 분석하는 나의 태도도 내가 영원히 어린이 옆에 있고 싶어서 그런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편한 사람 곁에 있고 싶어 한다. 내 마음을 이해하고, 부담 주는 말 안하고, 평화와 안도를 주는 사람들 곁에 있고 싶어 한다. 친구가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재미있거나, 상대방을 편하게 대해 주거나, 긍정적이고 남을 먼저 배려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사람이 사람을 끌리게 하고 사람이 많이 있는 곳에 더욱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 같다.

아이들은 어떤 사람 곁에 있고 싶어 할까? 아이들에게는 다양한 민족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본받을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어야 한다.

나의 주관적인 관찰에 의하면 흑인들은 정이 많고 의리파고, 남미계 사람들은 정열적이고 재미있고, 중동 사람들은 존경심을 잘 표현 하고 자녀 교육에 열의가 깊고, 백인들은 정확하고 ‘아쌀’(일본말)하고, 중국인들은 흑인들같이 의리 있고 똘똘 잘 뭉치고 챙겨주며, 한국인들은 정의파이고 진국이다. 좋은 점만 골라서 보려고 하면 끝이 없다.

어린이는 힘 있는 사람과 힘없는 사람들을 동시에 보고 자라야 한다. 어떻게 힘을 사용하는지, 어떻게 하면 순식간에 무기력 하게 될 수 있는지를 눈으로 보고 배워야 한다. 그리고 권력으로 악행을 할 때는 어떠한 결과가 일어나는지도 보고 경험하고 판단 할 수 있어야 한다.

절망 속에서 희망으로 변하는 과정도 보고 경험해야 한다. 그리하여 어린이들은 절망을 희망으로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돈이나 경제권으로 해결되는 것과 해결되지 않는 것들도 스스로 구분할 수 있는 지혜도 필요하다.

다시 말하면 인간성과 사랑과 평화와 정의는 절대로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 친구도 돈으로 살수 없고, 신뢰도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어려서 배워서 죽을 때까지 기억해야 한다. 돈으로 살 수 있는 물품은 그냥 생명력 없는 물품이라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기에, 그래서 산 경험으로 교육을 시킬 수 있는 사람이 어린이 곁에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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