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완동물은 집을 파는데 `방해꾼’ 될 뿐

2014-05-29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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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어에게 깔끔한 인상 주기 어려워, 개인 소장물처럼 개·고양이도 치우도록

▶ 앨러지 있는 바이어라면 집 살 생각 `뚝’

애완동물이 대접받는 시대다. 한 집 건너 한 집씩은 강아지나 고양이, 때로는 희귀 애완동물 한 마리쯤은 키우고 산다. 애완동물이 있으면 어린 자녀들의 정서발달에 도움이 되고 가정 분위기도 한층 부드러워 진다. 하지만 집을 팔 때는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애완동물이 있는 셀러는 애완동물이 없는 셀러보다 집을 팔 때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애완동물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자칫 제값을 받지 못하거나 파는데 오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그렇다고 집을 팔기 위해 정든 애완동물을 포기할 수도 없는 일이다.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는 셀러가 주의해야 할 점을 짚어본다.


■부정적인 첫 인상

집을 팔 때 첫 인상이 매우 중요하다. 집을 보러 와서 받은 첫 인상에 영향을 받아 주택 구입 결정을 내리는 바이어가 매우 많다. 집을 내놓기 전 첫 인상을 좌우하는 집 앞 정원이나 출입구 쪽을 깔끔하게 단장해야 ‘커브 어필’을 높이는 작업이 그래서 중요한 이유다.


그런데 막상 실내에 들어갔는데 애완동물이 돌아다닌다면 깔끔하다는 첫 인상을 전달하기 힘들다. 심지어 애완동물을 키우고 있는 바이어조차도 애완동물이 있는 집을 꺼려하는 경향을 보인다.

집을 보러온 바이어가 초인종을 눌렀는데 주인 대신 애완견이 짖으며 ‘반길 때’ 바이어들이 놀라기 쉽다. 실내에 어떤 개가 있는지 몰라 문을 여는데 주저하게 되고 일부 바이어는 아예 집 구경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리기도 한다.

대부분 바이어가 집을 보러 오기 전 애완동물을 차고나 뒷마당 등 바이어의 집 구경을 방해하지 않을 만한 장소에 두지만 갑자기 찾아오는 바이어가 있을 때는 속수무책이다.


■집 구경 방해

애완동물이 실내에서 어슬렁거리면 바이어가 집을 보는 일에 집중하기 힘들다. 마치 집을 보러 오라고 해놓고 집주인이 바이어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과 같다. 만약 어린 자녀들과 함께 집을 보러온 바이어는 집보다는 애완동물에 더 집중할 수밖에 없어 집에 대한 기억은 많이 남기지 못한다.

애완동물은 키우는 사람들의 애완동물을 가족의 한 명으로 여기는 심정이 많을 것이다. 적어도 애완동물은 개인적인 취향이 적극 반영된 소유물로 여겨진다. 집을 팔기 위한 주택단장 때 가족사진이나 개인 소장품 등은 바이어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잠시 치워두는 것이 기본이다. 애완동물도 개인적인 보유물로 여겨지기 때문에 집을 보러온 바이어들의 눈에 띄지 않아야 집을 파는데도 도움이 된다.


■애완동물 공포증 바이어


자금 사정이 매우 좋은 바이어라고 들었는데 애완동물에 대한 공포증을 가지고 있다면 셀러로서는 ‘대략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겠다. 애완동물을 키우는 사람은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겠지만 의외로 귀여운 강아지나 고양이한테도 공포를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만약 거북이나, 뱀, 도마뱀, 희귀 새 등의 애완동물을 보유하고 있다면 바이어들 환심을 사기 힘들기 때문에 집이 팔릴 때까지 만이라도 희귀동물들을 잠시 다른 장소에 보관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동물 앨러지

동물이 털이나 냄새 등에 앨러지가 있는 바이어는 애완동물이 눈앞에 없어도 반응이 나타난다. 주택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애완동물에 앨러지가 있는 바이어들은 주택 구입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

만에 하나 있을 앨러지 바이어들을 위한 앨러지 방지법은 깔끔한 청소밖에 없다. 애완동물이 다녔을 만한 장소를 일일 살피며 털이나 기타 분비물을 철저하게 닦아내야 한다. 또 애완동물용 변기나 식사 용기도 아예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치워둬야 뜻하지 않은 바이어 앨러지 발생을 막을 수 있다.


■바이어 방문 전 함께 외출

애완동물이 있는 셀러는 바이어가 집을 보러 오기 전에 애완동물을 잠시 데리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바이어가 집 구경을 마친 후에 다시 집을 돌아오면 된다.

그러나 출근 등 바쁜 스케줄 탓에 애완동물과 외출할 사람이 없다면 출근 전 애완동물을 차고나 세탁실, 뒷마당 등에 가둬두는 방법밖에 없다.

만약 실내 어느 장소에 애완동물을 보관하면 바이어가 애완동물이 있는 장소를 보지 못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만약 애완동물을 밀폐된 공간에 장시간 보관하게 되면 애완동물이 이상한 울음소리를 내는 등 부작용이 뒤따르는 것도 감수해야 한다.


■집보다 애완동물이 더 기억남아

특이한 애완동물을 기르는 셀러는 집을 파는데 애를 많이 먹게 된다. 도마뱀, 뱀, 거북이 등의 파충류나 거미 등 희귀 곤충은 물론 최근에는 고슴도치까지 애완동물로 기르는 사람이 늘고 있다.

희귀 애완동물이 있는 집을 보고 간 셀러는 애완동물이 잘 관리되고 집이 아무리 좋아도 일반적인 인상을 가질 수 없다.

바이어에게 꼭 맞은 조건의 집이라도 ‘도마뱀이 있던 집’이라는 식으로 기억하게 된다. 결국 좋은 조건은 잊혀지는 대신 애완동물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돼 집을 파는데 애완동물이 방해꾼 역할만 하는 샘이다. 만약 인근 지역에 혐오스런 애완동물을 키우는 집을 소문이라도 나게 되면 집을 파는 일은 더욱 힘들어진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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