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임 LA 총영사에 바란다

2014-05-16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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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총영사가 바뀐 지 한달이 되었다. 그동안 LA에는 총 19명의 총영사가 거쳐 갔다. 신임 김현명 총영사는 20번째 공관장이다. 총영사가 바뀔 때마다 느껴지는 것은 부임 때의 모습과 퇴임 때의 평가는 다르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한인사회와 거리를 두는 듯 보이다가 나중에는 좋은 평가를 받고 떠나는 경우가 있고, 부임 순간부터 동분서주하며 한인사회 일에 발 벗고 나서다가 퇴임 즈음에는 오히려 부정적 평가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다. LA는 해외 최대의 한인 커뮤니티인 만큼 단체도 많고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어서 생기는 일이다.

가지 많아 바람 잘 날 없는 LA에서 총영사에게 우선 필요한 것은 원칙과 소신이다. 역대 총영사들이 정례 행사처럼 골치를 앓는 평통 인선문제, 훈장 등 각종 정부포상 대상자 선정 문제 그리고 한인단체 문제 등을 원활히 풀어나가려면 원칙이 분명해야 한다. 툭하면 청와대로 진정서가 날아가고 투서가 나도는 것은 한인사회에 ‘썩은 사과들’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총영사관 측이 원칙 없이 우왕좌왕 하면서 초래한 부분도 적지 않다. 매사에 원칙을 제시하고 소신 있게 밀고 나가면 처음에는 잡음이 터지더라도 결국에는 동포들의 신뢰를 얻게 될 것이다.

원칙과 소신에 아울러 필요한 것은 소통이다. 소통 없는 원칙은 독선이다. 과거 총영사들 중에는 ‘총독’처럼 처세해서 비난을 받은 케이스들도 있다. 한국 공직자 특유의 권위의식을 내려놓고 겸손하게 열린 자세로 임해야 소통은 가능하다. 한인사회의 다양한 구성원들과 만나 귀를 기울임으로써 한인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무엇인지, 한인들이 바라는 것은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수고가 있어야 하겠다. 타운에서 목소리 높이는 몇몇 소수만 가까이 해서는 절대로 한인사회를 제대로 알 수가 없다.

김현명 총영사는 임기 중 최우선 과제로 화합과 단결을 내세웠다. ‘칭찬’하고 ‘감사’ 하는 운동을 펼쳐 한인사회에 화합의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소통에 주력하겠다는 말로 들린다. 소통 없이는 칭찬도 감사도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한인사회는 한인회장 무투표 당선, 재정비리 의혹과 관련된 한미동포재단 분열상 등으로 어수선하다. 잘잘못을 엄정하게 가리는 노력과 아울러 칭찬과 감사 캠페인이 전개된다면 한인사회에 화합의 분위기가 조성될 수 있을 것이다. 신임 총영사가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맡은 바 소임을 훌륭히 수행해냄으로써 한인사회로부터 칭찬받고 감사받는 총영사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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