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희생과 사랑의 어머니!

2014-05-1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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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객원 논설위원>

어머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있다. 희생과 사랑이다. 이런 어머니에 대한 존경은 그 어떤 말로도 표현할 길이 없다. 어느 지인에게 질문했다. ‘어머니’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이냐고. 그랬더니 “미안함”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했다. 나이 50초에 그도 자녀를 가진 어머니인데 이렇게 대답한다.
‘미안함’, 여러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잘해드리지 못함이 우선일 거다. 50대 된 사람에게 어머니는 70, 80대의 할머니다. 손자 손녀를 돌봐주는 할머니를 제대로 공경하지 못하는, 그런 미안함.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미안함이다. 이처럼 어머니에게 미안함을 가지지 않고 살아가는 자식들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여성은 약하나 어머니는 강하다.” 남성과 여성을 비교할 때, 여성은 남성보다 신체적, 생리적으로 약한 면을 타고 난다. 키도 평균 신장에서 여자는 남자보다 작다. 힘도 남자를 당해내지 못한다. 여자총리에 대통령까지 나오는 여성상위시대(女性上位時代)가 도래했다 하나 아직도 남성위주의 세상임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여자가 남자보다 비교 안 되게 강한 여성이 있다. 바로 어머니다.


어머니의 강함은 부드러움에서 나온다. 부드러움이 강함을 이긴다는 노자 철학은 여성성에 근거를 두며 ‘미명(微明)·은오(隱奧)편’, 유약승강강(柔弱勝剛强)에 근거한다.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정신의 부드러움은 지금껏 인류 역사를 이끌어온 원동력이다.

어느 친구가 있다. 그에겐 두 딸이 있다. 딸들이 이미 장성하여 하나는 시집을 갔고 또 하나는 30이 다 돼 있다. 그가 늘 하는 말. “딸들이 저렇게 잘 자라 준 건, 모두 다 엄마 덕이다.” 사실 아버지로서 그는 자식들 자라는 데 별로 해 준 게 없단다. 엄마의 딸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희생이 없었다면 딸들은 어떻게 됐을까.

친구에겐 92세의 어머니가 있다. 어머니에겐 아들과 딸, 손자들까지 합해 50여명이 넘는 후손들이 있다. 어머니는 그들을 위해 매일 새벽마다 하루도 안 쉬고 기도를 드린단다. 비록 몸은 쇠하여 기력은 약하나, 어머니의 정성스레 올리는 매일 매일의 기도가 후손들을 올바른 길로 가게 하는 간구가 됨을 어찌 아니라 하랴.

2013-2014년 미 프로농구(NBA)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오클라호마 썬더(Thunder)팀의 케빈 듀란트(25). 그는 5월7일 열린 시상식에서 “유혹이 많았다. 그 때마다 어머니는 나를 바로 잡아주었고, 나를 배불리 먹이면서도 당신은 배고픈 채로 잠드셨다. 이런 어머니의 희생이 오늘의 나를 만들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어머니 완다 프랫(47·Wanda Pratt)은 “아들이 9살 때부터 농구를 시작해 정말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며 표를 준 심사위원들에게 감사를 돌렸다. 듀란트는 지난 시즌 경기에서 평균 32골을 넣어 골 득점 1위였고 41경기 연속 25득점을 해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기록을 넘어섰다.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이 낳은 결과다.

인류 역사 이래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 없이 잘 된 자식들은 거의 없다. 어릴 때, 멍청이로 취급받은 토마스 에디슨의 어머니 낸시. 저능아 취급을 받고 학교에서 쫓겨난 아들 에디슨에게 절대 긍정의 정신을 불어넣어주며 끝까지 그를 교육시키고 밀어줘 에디슨은 전기를 비롯해 1,000여 종류를 발명한 발명왕이 되었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의 맹자 어머니는 어떠한가. 상갓집 근처에 사니 아들 맹자는 상여 흉내만 낸다. 시장근처에 사니 아들은 장사 흉내만 낸다. 서당 근처에 사니 아들은 글공부에만 열중한다. 결국 맹자는 역사에 남을만한 인물이 되었다. 또 믿음의 어머니 모니카는 방탕한 자식 어거스틴을 성자로 만들었다.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 마음 자체가 효다. 부드러움의 상징인 여성. 여성 중에서도 가장 강한 여성은 어머니다. 어머니의 간구가 자식을 바른길로 가게 한다. 자신은 굶으면서도 아들을 최우수선수로 만든 완다 프랫. 에디슨의 어머니, 낸시. 성어거스틴의 어머니 모니카. 맹자의 어머니 등등. 어머니, 희생과 사랑으로 역사의 원동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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