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단기매매 차익 노린 ‘플리핑’ 다시 성행

2014-05-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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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단독주택 거래의 5%

▶ 가격 급등으로 차압매물 대상 수익 ‘짭짤’, 최근엔 ‘포켓 리스팅’ 등 물량확보가 관건, 6개월 후 가격동향 정확히 예측해야 성공

한동안 모습을 감췄던 ‘플리핑’(flipping)이 다시 늘고 있다. 단기 매매 차익을 노린 주택 매매 기법이다. 주택시장 침체기 동안 사라졌던 플리핑이 지난해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다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 이전에는 주택 가격 상승 속도가 빨라 플리핑이 일반화되다시피 했다. 침체기 동안에는 가격이 저렴한 차압매물을 중심으로 주로 전문 투자자들에 의한 플리핑이 성행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택 가격이 올랐지만 예전만큼 빠른 속도로 오르지 않고 또 가격이 저렴한 차압 매물도 찾기 힘들어 새로운 전략의 플리핑 기법이 필요하다.


◇플리핑 급증

플리핑이 돌아왔다. 플리핑은 주택 구입 후 단기간에 되파는 일종의 투자행위로 주택 가격이 빠르게 상승할 때 주로 사용된다. 주택 가격이 바닥을 찍고 지난해부터 급등하면서 다시 플리핑에 나서는 투자자가 늘었다. 주택 구입 후 6개월 내에 높은 가격으로 되팔 경우 플리핑으로 간주하는데 차압매물 검색 사이트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지난해 이같은 플리핑 매매는 전체 단독주택 거래 중 약 5%를 차지했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던 2011년의 약 2.6%보다 거의 2배나 증가했고 지난해(약 4.2%)에 이어 2년 연속 증가세다. 2011년과 2012년 가격이 저렴한 차압 매물이 플리핑의 주 매매 대상이었던 것과 달리 지난해에는 일반 매물을 되파는 플리핑이 주를 이뤘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런 블룸퀴스트 리얼티 트랙 부대표는 “지난해 주택 가격이 급등한 지역이 많아 플리핑 투자자들의 수익도 짭짤한 편이었다”며 “특히 차압 매물이 전무한 상황에서 플리핑이 다시 나타난 것이 특징”이라고 뱅크레이트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리얼티 트랙에 따르면 지난해 플리핑으로 매매된 주택 중 약 21%가 차압 매물이 아닌 일반 매물로 일반 매물을 대상으로 한 플리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플리핑 업계에 따르면 수익은 예전만큼 높지 않아 새로운 플리핑 요령이 절실하다.


◇주택 가격대 별 차별화

지역별 주택시장 상황에 따라서 적절한 플리핑 기술이 필요하다. 따라서 플리핑을 계획 중인 지역의 주택시장 상황을 잘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지역별 주택 시세가 플리핑 수익을 좌우하기 때문에 시세 동향부터 살피도록 한다.

뉴욕이나 샌프란시스코 등은 평균 주택 가격이 매우 높은 대신 수요가 항상 높기 때문에 플리핑이 수월한 편이다. 그러나 자금력이 없으면 쉽게 덤비기 힘든 지역이기도 하다.

반면 애리조나, 네바다 등은 아직도 저렴한 가격대의 주택이 많은 편이라서 싼 가격의 매물을 구하기 쉽다.


그러나 시장에 나온 매물이 많기 때문에 플리핑을 통한 수익률이 높지 않다.

이같은 지역에서는 여러 채의 매물을 대상으로 ‘박리다매’식 플리핑을 해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저렴한 ‘포켓 리스팅’ 확보가 관건

플리핑 성공의 관건은 얼마나 저렴한 가격의 매물을 찾느냐에 달려 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주택시장에 차압 매물이 수두룩해 저렴한 가격의 매물을 찾는 것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차압 매물이 급속도로 감소하는 바람에 이제 싼 매물을 찾기가 힘들어졌다. 특히 주택 가격이 상승세여서 ‘헐값 오퍼’ 등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반적인 매물 검색 전략으로는 싼 매물을 사서 비싸게 팔아야 하는 플리핑을 성공할 수 없다.

따라서 차별화 된 매물 검색 전략을 활용해야 하는데 주택시장에 나오지 않은 매물을 뒤져야 한다.

시장에 나오지 않은 이른바 포켓 리스팅 검색에는 네트웍의 역할이 중요하다. 친지나 이웃 등과 잦은 접촉을 통해 주택 처분 의사가 있는 주택 소유주를 찾아내는 방법이다.

이혼 전문 변호사 등과의 네트웍도 플리핑용 리스팅 확보에 활용될 수 있다. 이혼을 앞두고 있는 부부 등은 대개 보유 주택을 낮은 가격에라도 빨리 처분하려는 경향이 있다.


◇ ‘현금 오퍼’와 힘겨운 싸움 이겨야

지난해부터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셀러스 마켓이다. 가주 등 주택 수요가 늘 높은 지역은 셀러에게 특히 유리한 상황이다. 플리핑을 하려는 투자자들에게도 셀러스 마켓 상황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헐값 오퍼’를 통해 싸게 구입하겠다는 전략은 이제 전혀 먹히지 않는다. 최대한 싸게 구입해서 비싸게 팔아야 하는 것이 플리핑의 기본이지만 싸게만 사겠다는 생각으로는 플리핑을 시작하기도 힘들다.

플리핑 투자자도 현금 구매자들과 경쟁하려면 최대한 높은 가격에 오퍼를 써내야 주택 구입 가능하게 됐다.

셀러가 요구하는 가격대의 오퍼를 제출해 셀러의 수락을 이끌어내는 것이 첫 번째 단계다. 가능하면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최대한 끌어 올려 융자 승인 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관건이다. 대신 에스크로 기간에 홈 인스펙션을 꼼꼼히 실시해 차후 가격 협상 가능성을 타진하라고 일부 플리핑 전문가들은 제시한다.


◇6개월 후 주택 시세 변동 예측 필수

플리핑은 현재 주택시장 상황이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전제로 실시하는 투자 전략이다. 적어도 상황이 향후 6개월간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악화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6개월을 넘기면 재산세와 관리비 등 주택 보유 비용으로 앉아서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플리핑에 앞서 향후 주택시장 전망을 정확히 꿰뚫고 있어야 한다.

주택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다가 불과 수개월 만에 폭락한 것이 불과 수년 전이다. 당시 무리한 투자로 여러 채의 주택을 구입했다가 하루아침에 주택 가격 폭락하는 바람에 아직도 피해 복구에 힘쓰는 투자자들이 많다. 지역별, 전국별 주택시장 동향에 항상 촉각을 곤두세우고 주택 융자나 시중 금리 변동 상황도 일일이 체크하며 플리핑을 준비해야 한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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