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실종된 봄

2014-05-02 (금)
크게 작게
김천식(뉴저지 에지워터)

계절의 여왕 5월이 왔지만 마음은 여전히 우울하다. 기온차가 크고 날씨가 계속 흐리고 한 탓도 있겠지만 한국에서 최근 터진 세월호 참사 사건 탓으로 우리들의 마음이 더욱 어둡다.

신문과 방송에서 본 세월호 사건은 차마 눈뜨고 볼 수가 없다. 배가 침몰됐다고 어떻게 300명 이상의 학생들과 승객들이 손 한번 제때 쓰지 못하고 배안에 갇혀 목숨을 잃을 수 있을까.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마음 한구석이 어딘가 뻥 뚫린 느낌이다. 생떼 같은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이 오죽하겠는가.

사방에 목련과 개나리 등 봄꽃은 화사하게 피어났지만 우리들 마음의 봄은 실종된 느낌이다. 세월호 사건이 뉴욕타임스, 월스트릿 저널 등에 소개될 때마다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너무 부끄러워 주변의 미국친구들을 보기가 두렵다. 더 이상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