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탈북자 돕기는 우리가 해야 할 일

2014-04-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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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선(뉴욕예술가곡연구회 회장)

오는 5월4일 제29회 탈북난민돕기 음악회가 열린다. 매년 두 차례씩 이 음악회를 시작한 지 벌써 14년이 되었다. 탈북자들이 은거하고 있는 중국현지를 다녀온 분의 비디오를 보고 음악회를 시작하게 된 것이 시초였다. 먹지 못해서 뼈만 앙상하게 남아 송장같이 보이는 아이들, 북한을 탈출하다 철망에 걸려 눈알이 튀어나오고 다리가 부러진 아이들, 얼음이 배겨 퉁퉁 부은 다리를 질질 끌고 먹이를 줍는 아이.
나는 이 처참한 광경을 보고 3일 동안이나 눈물이 북받쳐 흘렀다.

2000년 3월25일 이 음악회가 처음 열렸다. 동포애가 담긴 한인들의 성금 8,000달러를 들고 10년간 중국선교에 몸담아온 목사님을 따라 탈북자 현장으로 향했다. 시골 산골마을마다 탈북여성들이 팔려가 살고 있었다. 중국 남성들이 출근 할 때 문을 잠그고 퇴근 할 때 문을 열어주는 성의 노예가 되어 하루하루를 지옥같이 살고 있었다.


탈북자들이 처음 생긴 25년 전에는 7, 8명의 탈북자들의 혀를 꾀어 끌고 가 처형시켰다는 산증인들의 생생한 체험담을 들었을 때는 내 마음이 떨리고 괴로웠다. 15일 동안의 중국방문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자 나는 일주일 동안 잠시도 잠 못 이루는 무서운 고통을 겪어야했다. 25년이 지난 지금도 무고한 탈북자들을 마잡아 처형시키는 반인륜적인 비극이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비극을 극복 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법은 무엇일까? 우리 모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생각할 중대한 과제다.

우리 모두가 희망을 바라보고 생각하고 행동해야 할 과제다. 지금 우리는 이 지구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민족분단국가로 남아있는 나라다. 독일도 한때는 동과 서로 갈라진 민족분단 국가였다. 그러나 그들은 서로 싸우지 않고 서신왕래. 친지상봉이 자유롭더니 10년 만에 평화적 통일을 이루었다.

반면 우리는 동족상잔의 참혹한 6.25 전쟁이 일어난 후 지난 64년 동안 서로 죽이고 죽는 적대적 대치의 수치스런 역사를 계속해오고 있는 것이다. 언제까지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하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이는 가치관과 도덕관이 무너지고 이혼율과 자살률이 세계 1위로 치솟은 결과를 초래했다. 나라 각계각층이 부패로 물들고 정치적 혼란은 끝이 안 보인다. 실로 이는 심각한 위기다. 온 한국 땅에 가곡이 널리 보급 될 때 민족분단의 비극은 사라지고 만인의 존경받는 문화국민으로 거듭날 것이다.

고난에 처한 내 혈육인 탈북난민도 구하고 가곡보급을 통해 나라를 바로 세우려는 뜻을 펼치는 오는 음악회에 한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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