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 없이는 무지개도 없다

2014-04-2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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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영(목사)

어릴 때 물을 한 입 머금고 햇볕을 향해 분무질을 하면 무지개가 생기는 현상을 보았다. 그리고 무지개는 비 온 후에 생긴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노아의 방주 식구들도 홍수가 쏟아진 후, 무지개를 보고 이젠 비가 오지 않을 것을 하나님의 약속이 아니더라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후 이 무지개는 정말로 사람들에게 평온함과 행복을 약속해 주었고, 이젠 행복의 대명사처럼 되어버린 것이다.

4월이란 간사한 달은 남을 속이는 날로부터 시작되어 한국인이 금기시하는 죽은 ‘사’자로 변신해 유난히도 지인들의 ‘부고’도 많은 달이기도 하다. 고난주간까지 끼어있어서 가롯유다의 인신매매, 베드로의 거짓말, 비겁, 한탄, 자살, 절망 등 온통 부정적인 단어들로 나열되는 황무지기에 잔인한 계절이라 할만하다.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은 사람과는 인생을 논하지 말라’는 말이 어쩌면 ‘고통을 모르는 사람과 행복을 의논할 수 있을까’라는 말로 환언할 수도 있다.


‘의인의 고난’ 주인공인 ‘욥’도 갑자기 찾아온 고난을 겪지만 욥기의 교훈은 고난 후의 행복이란 지혜를 말하고 있다. 요사이 엉터리 행복전도사들이 많아 행복을 마치 소풍가서 보물찾기나 하듯, 행복서적을 마구 찍어내어 돈벌이를 하고 있다.

그러나 무지개가 빗방울 속에 숨어있듯이 행복이 고난 속에 숨어있다는 인생교훈을 예수는 무지한 인생들에게 알게 하시려고 십자가를 지셨다. 예수가 고난 받으러 가면서 한 문둥병자를 고친 사건이 이 주제와 깊은 연관성이 있다. 문둥병 ‘leper’는 바이러스가 신경계통을 마비시켜 아픈 감각을 느끼지 못하게 하여 죽게 되는 무서운 질병이다. 예수가 문둥병을 고쳐주셨다는 뜻은 즉, 마비된 신경감각을 고쳐 아픔을 돌려주셨다는 뜻이다. 그 문둥병자는 아픈 감각을 다시 되찾아 ‘아픔 속에서’행복을 회복하게 된다. 그러나 철없는 제자들과 군중들은 아픔을 피해 예수는 오직 육신의 평안과 축복만 주시는 분인 것처럼 곡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행복은커녕, 오히려 십자가상의 고통 속에서 불행스런 예수를 바라보고 실망한 나머지 골방으로 엠마오 등지로 피신하였다. 놀랍게도 얼마가 지난 후 제자들이 그렇게 찾고 있던 행복이란 수수께끼가 제자들이 그렇게 싫어했던 예수의 고난 속에서 풀리고 있음을 뒤늦게 깨닫고 마음에 찔려 회개했던 모임이 오늘날 교회의 전신인 ‘성령의 다락방’이었다. ‘비 없이는 무지개도 없다‘란 말은 ‘No Cross No Crown’이다. 그리고 고난 없이는 부활도 없다 “우리도 주와 하Arp 죽으러 가자!(요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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