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벨상과 벤자민 리

2014-04-1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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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뉴저지 전자소자회사 엔지니어/ 물리학 박사)

뉴저지 에디슨소재의 우리 사랑침례교회 반주자는 시댁 큰아버님이 (고)이희소(미국명 Benjamin Lee) 박사라고 한다. 70년대에 이곳에서 살다가 돌아가신 우수한 한인 핵물리학자인 그를 소개하여 우리의 어린 꿈나무들을 격려하고자 한다. 한편 우리교회를 함께 사용하는 사랑한국학교(교장 홍태명)가 한국정부의 독도지킴이학교 사업 대상학교로 선정되었다(미주한국 3-26-2014). 어린이들의 나라사랑 활동을 격려하며 노벨상을 향한 꿈이 피어나기를 기원해 본다.

한민족출신 노벨상 수상자는 정치성이 있는 평화상을 제외한다면 한명도 없다. 물론 이민자들의 땅 미국에는 노벨상 수상자가 수없이 많다. 그러나 우리 땅 독도를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이웃나라 일본의 노벨상 수상자는 벌써 10명 이상이니 일본에 지는 것을 매우 싫어하는 우리의 자존심이 말이 아니다.


그러나 미국 땅에서 돌아가신 물리학자 벤자민 리가 만일 살아있었다면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한국인 출신 유학생 과학자로 70년대에 핵물리학 분야에 활발한 활동을 하였던 선구자이었다.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는데 이를 소재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설이 나온 적이 있다. 벤자민이 핵개발 전문가라 암살되었다는 황당한 내용의 소설이었다.

지난 2013년 노벨물리학상의 수상분야인 힉스입자의 최초 명명자가 벤자민 리라고 한다. 그의 지난 행적을 통해 보면 한국인들도 적절한 환경이 잘 마련된다면 창의성을 충분히 발휘하여 기초과학분야의 노벨상수상이 가능하다는 증명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노벨상 수상은 인종적인 우월감 보다는 환경적인 조건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벤자민 리를 통하여 알 수 있다.

나의 학창시절에 연구 환경이 어려운 한국을 방문한 벤자민 리는 한국물리학회 회장도 역임하고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섰던 (고)김정흠 교수님이 그가 유명한 핵물리학자라고 소개하였던 기억이 난다. 나는 병아리 물리학도 이었으니 위대한 학자를 알아볼 리가 없었다. 그는 방문을 통하여 어려운 조국의 물리학계에 연구 장비 차관을 주선하는 등의 기초과학 발전을 기원하였으나 불의의 사고로 그 뜻을 이루지 못하였다.

지금 경제적으로 부유해진 한국에서는 대규모 국가연구비를 투입한 장기 연구 과제를 추진하는 기초과학연구원(Institute for Basic Science)이 세워져 노벨상에 도전하고 있다. 성공을 기원해 본다.

이 땅 미국에서 이민자들이 한국 독립운동을 도왔던 역사를 기억한다면 사랑한국학교의 독도사랑활동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의 한민족에게 나라사랑의 마음이 퍼지기를 기대한다. 그리고 우리 이민자들도 기초과학분야의 재능이 있는 꿈나무자녀들이 있으면 격려하여 부자가 되는 전공보다 기초과학의 중요성과 의미를 알게 하는 것도 우리의 할 일인 것 같다. 창의성을 잘 발휘하여 노벨상을 수상하는 한민족 과학자가 하루속히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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