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한은 도발할 것인가

2014-04-1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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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한미정치발전연구소 장)

한반도 문제 전문가인 일본의 하지메 이즈미 교수는 중국이 상호경제의존 관계가 높은 남한주도의 통일이나 북한붕괴를 대비한 흡수통일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게 되었다고 발표했다. 동북아 안정이 자국의 경제발전에 절대적임을 인식하며 남한과의 경제교류가 갈수록 높아지는데 기인한 것이다. 북한이 미국의 한반도 영향력 강화를 저지하는 완충지라는 기존의 군사전략으로 인한 북한 편들기에서 벗어나 남한뿐 아니라 미국과의 경제협력관계를 증진시켜야 한다는 국가적 이익에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남한주도의 한반도 통일이 중국경제발전에 주는 이익을 고려한 중국의 적극적인 행보는 최근 한중 국가정상회의를 기점으로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더욱이 일본도 한반도 통일시 발생되는 동북아에서 경제강국으로 누리게 될 경제발전효과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나섰다. 결국 경제발전을 공동목적으로 거시적으로 중미관계는 한반도를 중심으로 새롭게 협력관계로 발전할 것이고 한중관계는 앞으로 상호경제의존성이 더욱 높아질 것이다.


통일을 기점으로 동북아의 세력균형관계는 경제발전을 중심으로 더욱 긴밀한 협력과 발전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갈수록 팽배해지며 현재 동북아 기류는 북한의 지속적인 군사도발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지 않는 국가가 없다. 마지막 보류인 중국의 친한적인 태도변화에 당황한 북한이 4차 핵실험을 운운하며 중국을 비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북한의 최대무역국이자 최대 지원국으로서 중국의 돌변은 북한에 절대적 타격이다. 중국이 개방경제시스템을 통해 빠른 시일내에 세계2위의 경제강국으로 떠오른 이후 중국의 국가전략은 경제제일주의를 표방하며 북한의 군사전략적 가치에 회의적이다. 중국의 민심 또한 고질적인 탈북자 문제를 비롯하여 지속적인 미사일발사와 핵실험으로 반북감정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마저 북한에 등을 돌리고 동북아 정세가 한, 미, 중, 일을 중심으로 경제협력구조로 전환되면 북한의 고립은 더욱 심화되고 개방과 핵무기 폐기에 대한 압박수위도 그만큼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동북아 안보위기의 최대요인인 북한이 자국의 고립을 자초하는 군사도발을 감행할 것인가. 미국의 대북 전문가 패트릭 크로닌은 김정은이 핵탄두의 소형화와 전술핵무기 개발을 강조하며 남북간의 군사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정은 정권을 둘러싼 권력구도가 불안정해지고 경제위기가 심화될 경우 북한은 내부불안을 타개하고자 군사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3년안에 전술핵 배치를 운운하는 것도 실전을 대비한 것이다. 더욱이 미국의 국방비 축소와 북한군사력 저평가에 따른 한미양국의 북한도발의 심각성을 방기한다는 오판도 북한이 군사도발을 감행하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김정은 정권에 들어서 중국은 더 이상 어떠한 형태로든 북한을 편들지 않을 뿐 아니라 군사도발에 대한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도 한반도 종단 가스관 개통과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철도건설 등 한러 경제개발협력 프로젝트에 적극적인 이래 남한과의 경제관계를 국가전략으로 삼고 있다. 만일 중국과 러시아가 남한과의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북한과의 관계에 손을 뗀다면 북한이 받는 타격은 절대적이다.

북한의 경제위기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고 이러한 난국을 타개하고자 군사도발이라는 마지막 히든카드로 자국의 국가정체성을 회복하려 할 것이다.
실상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명분도 이해관계도 없다. 한때 북한이 핵문제로 국제사회 안보위기를 초래한 이래 북미 제네바협정조차 무산되자 클린턴 정부는 영변핵시설 공격(Surgical Strike)을 고려한 바 있다.

오바마정부도 독재자로 낙인찍혀 제거된 후세인, 카다피나 테러의 수장으로 사살된 빈 라덴처럼 김정일 제거를 고려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과도한 군사전략을 사용하기에 북한은 미국의 국익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국을 향해 미사일발사와 핵실험을 감행함에도 묵살일변도로 나가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은 이미 한미군사 합동훈련시 핵 함대인 조지 워싱턴호를 파견하고 몇 분 안에 북한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고 전언한 바 있다. 그럼에도 만일 북한이 군사도발을 감행할 경우 한미군사력은 북한을 순식간에 제지할 것이고 일본 또한 배후에서 이를 지지할 것이다. 동북아 안정을 바라는 중국과 러시아도 이에 합류할 것이다.

이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더 이상 설 곳이 없다. 그럼에도 김정은이 최후의 수단으로 군사도발을 감행한다면 이로 인한 피해는 막대하겠지만 그만큼 북한붕괴로 인한 통일의 길도 빨라질 것이다. 최선책은 무력충돌을 최대한 억지할 수 있는 군사방어력뿐 아니라 한반도를 중심으로 동북아 안정을 위한 다자간 안보 협력체제를 더욱 견고히 하는 것이다. 통일시 이러한 안보협력체제는 동북아에서 새로운 경제협력체제로 전환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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