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양한 장례 의식

2014-03-26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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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한익(공인장의사)

미국식 장례라고 하나, 모두들 자기네 모국에서 가져온 서로 다른 장례 문화의 뿌리가 있다. 그 공통적인 부분은 Funeral Home과 Church, Cemetery, Death Certificate, Monument내용 등은 보건국이 정한 Law/Rule/Regulation에 명시되어 있기에 벗어 날 수 없다. 또한 꽃과 영구차, 리무진을 타고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장지를 향해 가는 겉모습은 비슷하다.

하지만 장례식장 안에서 의식 방식은 많이 다르다. 한국인들은 서양인들이 왁자지껄 하고 왔다 갔다 하며 장터 분위기 같다며, 서양인들의 Chapel을 보고 소란하고 무질서해 보인다고 한다. 서양인들은 한국인들의 마이크와 피아노, 합창 소리가 시끄럽다고 한다.


동양은 주로 기독교와 힌두, 불교, 등의 종교의식으로 치러지기를 원한다. 따라서 고인이나 유가족이 다녔던 종교기관의 성직자에게 집례를 부탁하고 조용하면서도 엄숙한 분위기를 연출하며 천국환송, 선종, 소천, 열반, 성불 등 사후 세계로 향한 종교적인 성취를 집례자가 대신 해준다(Ritual Funeral). 죽음으로 인한 사회와 이별 의식을 넘어서, 사후 세계에 대한 선행적 선언까지 해준다.

인도의 힌두인들은 100%가 화장(Cremation)이며, 약 한 시간동안 집례자와 유족들은 관 주위를 빙글 빙글 돌면서 여러 가지 가루와 꽃을 고인의 몸 위에 뿌린다. 그 후 모두가 손을 모아 관을 불속(Retort)에 밀어 넣고 상주가 점화 스위치를 누른다. 불교인들은 스님께서 징과 꽹과리로 장단을 맞추며 불경 낭독을 약 한 시간 진행 되는 동안, 향냄새와 연기가 자욱해 진다.

서양인들은 주로 Viewing 또는 Visitation Ceremony에 특정 종교 의식을 하지 않는다(Non Ritual Funeral). 그 고인인들 종교가 왜 없겠냐마는, 조객들과 대화와 만남(Viewing) 자체를 중시한다.

그러다 보니 동양식은 집단적이며 형식을 중시하고 의식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조문객과 고인, 가족과 대화 시간이 제한적이다. 다른 종교인들에게는 불편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리고 의식에 실수가 있거나 늦게 도착하면 스트레스가 작용한다. 집단적 행사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양, 특히 유럽인들은 개인적이며, 자유분방하고, 대화와 만남을 중시한다. 조문객 각자의 종교가 다를 수 있음을 배려해서 그런지는 모르지만, 고인과의 직접적이며 개인적 관계를 정리하는 시간을 많이 가진다.

동서양 복합 유가족(Mixed family)은 양쪽 방식을 반반 섞어서 하기를 원한다. 어느 방식이 좋은지는 알 수 없다. 그 날 주인공에게 물어 보아야 하겠으나, 고인은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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