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만은 젊게 살자

2014-03-20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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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섭(뉴저지)

나이가 들어가니 몸이 예전과는 확연하게 달라진다. 생각의 폭도 달라지기는 매한가지다. 걷기를 자주 하지만 요즈음은 발에 문제가 있어 치료받느라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전에는 없었던 일이다.

항시 건강한 상태로만 지낸다면야 더없이 좋으련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게 사람의 몸인가 보다. 세월이 흘러 쇠약해지는 몸과 마음을 어찌하지 못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일진대, 그래도 건강을 유지해 보겠다고 좋아하는 음식도 가려서 먹고 확실한 효과도 기대하지 못하면서 영양제나 챙겨 먹는 내 모습이 애처로워 보이기도 한다.


내 또래 친지의 부음을 듣는 일도 이제는 흔한 일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라도 잡아보려고 해묵은 책도 다시 읽고 글 쓰는데도 시간을 할애한다. 뇌 건강에 도움이 될까 싶어 한문이나 영어도 처음부터 새로 배운다는 자세로 공부한다. 인터넷을 검색하여 좋은 글도 찾아서 읽는다. 때로는 젊은 세대의 흐름을 엿보는 재미가 신선함을 얻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욕심도 생긴다. 여생의 마지막은 조용한 산골 마을에서 살면서 사교육의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이 있으면 영어도 가르치고 한문도 가르치는 봉사를 하는 나름의 소박한 꿈도 가져본다. 그 꿈을 향해 영어나 한문을 쉽게 배우고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된다.

나이 들어 몸이야 어쩔 수 없다지만 마음이라도 추스르고 살아야 여생을 보람 있게 보내는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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