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젠 ‘2018 평창올림픽’ 이다

2014-03-11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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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의(미 스키협회 내셔널 알파인 코치 임원 & 알파인 스키 평론가)

지난 23일 폐막한 ‘2014 소치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회전경기에 출전한 한국의 에이스 정동현(경기도 체육회), 경성현(하이원), 박제윤(단국대) 선수는 상위권 진입이 기대됐지만 아쉽게 모두 완주에 실패했다.

특히 정동현 선수는 지난 19일 대회전 종목에서 중위권에 올라 회전경기 상위권 진입의 기대를 키웠다. 정 선수는 최근 이 종목 세계 랭킹 65위까지 오른 기대주였다. 세계 랭킹 30위 이내 선수들이 모두 메달권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세계 랭킹 100위 안에 든 정 선수의 기량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란 평이다. 하지만 이날 출전 선수 가운데 완주를 마친 한국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이날 회전경기에서는 오스트리아의 마리오 멧(36)선수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마리오는 지난 시즌, 월드컵 시리즈 ‘프랑스 발드쓰리 월드컵’ 1위, ‘핀란드 레비 월드컵’에서 2위를 차지했고 올 시즌에서는 월드컵 시리즈 ‘스위스 웬겐 월드컵’에서 4위를 기록한 노장 선수다.

이번 올림픽 회전경기에 출전한 선수는 총 117명으로 이 가운데 ‘유럽과 북미 국가’ 선수는 90명이었다. 유럽과 북미 국가들은 스키 강국이다. 하지만 출전 선수 가운데 코스를 완주한 선수는 고작 43명뿐으로 원주율은 37%에 머물렀다. 난코스에 기술구사가 매우 어려웠다는 뜻이다.

경기장의 표고차 기준은 200미터에 기문설치 60개로 기대를 모았던 한국의 정동현 선수는 5개 기문만을 남겨두고 결승점 바로 앞에서 실패했다. 실패 직전까지 상위권으로 질주한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알파인 스키의 얇은 선수층에 대한 아쉬움이 고개를 드는 순간이었다. 여러 요인으로 한국 선수들은 스피드 종목 보다는 기술경기에 집중 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인데 사실 선수가 너무 없다.

이 뿐인가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팀의 훈련을 대부분 자비로 해야 하는 현실도 문제다. 또한 국가의 지원이 매우 미약한 상황에 국제경기를 대비할 훈련 슬로프조차 국내에 없다는 점은 알파인 스키 종목의 발전을 막는 요인이라는 생각이다.

각종 부상을 당해도 오직 하나, 올림픽 메달 획득의 꿈을 향해 경기에 임하는 한국 선수들의 도전이 대견하고 감사할 뿐이다. 소치동계올림픽의 성화는 꺼졌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알파인 스키 대표 팀의 더욱 성숙한 경기모습을 기대한다. 이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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