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은 자살건수 세계 1위

2014-03-08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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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태 <시인>


‘살자’ 하는 마음으로 살기 어려운 세상을 억척스럽게 살더니 ‘죽자’ 하는 절망으로 자행되는 자살, ‘자살’과 ‘살자’는 종이 반 장 차이다. 여러 분야에서 툭하면 세계 제 1위라고 말을 자주 하더니 드디어 한국이 자살건 수도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무엇이 그토록 많은 자살을 부추기었나? 원인이 분명치 않다. 생활고로 인한 자살, 우울증을 못 이겨 택하는 자살, 실연으로 목숨을 포기하는 자살, 퇴직으로 실망하는 자살, 가정불화를 정리하지 못하고 택하는 자살, 빚으로 인한 자살 등등. 자살의 원인도 많고 자살의 방법도 여러 가지다.


영국의 도시 맨체스터에서 산업혁명이 일자 영국에서는 자살로 세상을 등지는 사람들이 갑자기 늘어났다. 그때에도 자살의 원인을 규명하지 못한 나라의 문제로 심각한 과제로 영국을 앓게 했다. 이태리의 중소 도시 ‘씨에나’ 광장에서 젊은 사람들에 의해서 일기 시작한 르네상스 바람이 대도시 후로레스로 옮겨가 정착을 하고, 그 르네상스 운동이 불란서로 옮겨가더니 불란서에서는 자살이 무슨 유행처럼 번져 세느강에 몸을 던지는 사람들 때문에 세느강이 어두운 얼굴로 흐르고 있었다. 이유 없는 낭만의 자살이었다.

자살은 죄악이라고 했다. 신에 대한 죄이고, 부모에 대한 죄이고, 가족에게도 죄다. 그 죄악을 가볍게 짊어지고 서슴없이, 아니 간단하고 손쉽게 목숨을 스스로 저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자살을 생각하기도 하고 자살을 꿈꾸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은 말 그대로 꿈인 것이다. 그런데 그 험악한 꿈이 현실로 너무나 흔하게 일어나고 있다.

먹고 살기 힘든 시대도 아니고, 불편을 항상 끼고 살아야만 하는 환경도 아닌데 왜 자살이 흔해진 것일까? 동백꽃은 완전히 다 피기 전에 자살을 한다. 동백 철이 되면 한 보름쯤은 거뜬할 붉은 동백꽃이 동백나무 아래 흥건히 널려있다.

청춘을 안고 숨을 거둔 낭만의 자살이다. 그러나 인간에게는 허락이 되지 않는다. 늙은 고목도 자살은 하지 않는다. 살기 위해서 많은 잎새를 줄여가며 햇빛을 더 받으려고 애를 쓴다. 가난하면 나라에서 최저 생활비를 대 주며 살라하지 않는가! 풍족하다는 현대에서 비켜가야 할 자살, 자살과 살자는 종이 반 장 차이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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