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열매 없는 자유의 꽃

2014-03-0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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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구(목회학 석사)

한국인 안현수는 올림픽 메달을 3번이나 목에 걸고도 그것이 부족하여 미국으로 올까 하다가 받아주지 않자 러시아로 갔다. 이번 소치올림픽에서 거둔 영예의 메달이 과연 그 혼자만의 것이었을까? 메달을 목에 걸때 그 나라의 국기가 게양되며 국민들 박수소리에 그의 영광이 주어지는 것인데 과연 한국을 떠난 것이 옳은 것인가.

개인적으로 금메달 6개나 땄으니정말 장하다. 그러나 앞으로 10개를 추가한다 한들 무엇이 다른가. 그가 금메달을 위해 한국은 떠난 것은 사실이니까. 한 가지에 만족 못하면 태산을 가져도 만족 못한다는 말이 있다. 물론 올림픽 위원회에 개선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어느 곳에든지 부조리는 다 있다.


김연아도 완벽한 경기를 펼치고도 은메달에 그친 것 그것도 부조리며, 대통령 못해먹겠다는 말도 있었다. 유대인들은 사람을 보지 않고 돈지갑을 보고 절한다는 말이 있다. 그의 행보는 금메달에 절하는 격이 된다.올림픽이 끝나고 한국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엔 돌아가지 않겠다고 했고 한국에서 올림픽 예선 때 기록미달이었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 대표에서 제외된 것이다.

평생 무술을 해 온 나는 한때 한국영화 무술에 감염되어 무술감독을 하며 팬들의 박수소리에 10년 세월을 보낸 적이 있다. 아마 안현수는 운동과 금메달에 감염돼 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나라위해 목숨 바친 충무공 이순신, 이준 열사, 안중근 의사, 기미년의 유관순, 4.19의 젊은 영웅들이 윤회사상으로 이 세상에 돌아온다면 통탄할 노릇이다. 이들이 무엇 때문에 목숨을 버리며 나를 위했던가.

달이 하나의 대지에 불과하고 태양은 불타는 돌멩이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한 그리스 철학자 아낙시고라스는 하늘과 땅 전체를 신성한 원인에서가 아니라 저급한 이유로 설명하려고 했다는 죄목으로 죽음직전 제자들에 의해 나라를 떠났는데, 안현수는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운동과 금메달이 아니겠는가.

올림픽의 의미는 메달에 있는 것이 아니다. 그 의미를 깨달을 때 그는 언젠가는 돌아올 것이다. 정신이 육체를 다스릴 때 고향을 버린 소년이 돌아오듯이 말이다. 한 뼘의 땅을 정복할 수 없고 한때 승리를 거두었다고 이를 계속 유지할 수는 없다. 지금은 썩어질 것을 위해 살지만 훗날 썩지 않을 것을 위해 그가 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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