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담임’ 대신 ‘지도’ 목사…교단 떠나는 교회들…

2014-03-05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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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학자 톰 레이너, 교회의 패러다임 변화 분석

▶ “교인 수 늘리기 대신 사역자 양성에 더 집중”

교회가 소리 없이 변화하고 있다. 특히 북미주 지역을 중심으로 교회의 근본을 이루는 기본적인 패러다임이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담임목사 대신 지도목사라는 호칭을 쓰는 교회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목회자에 대한 시각과 시대적 요구가 바뀌는 경향이 투영된 결과다.

세계 최대의 크리스천 서점 및 물품 유통업체인 라이프웨이(LifeWay)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신학자인 톰 레이너는 최근 10년 간 진행되고 있는 이와 같은 미국 교회 패러다임의 변화를 일곱 가지로 정리해 발표해 주류는 물론 한인 교계에서도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장 먼저 담임목사 대신 지도목사(lead pastor)라는 호칭을 쓰는 교회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이런 변화는 목사가 목회자의 사명에 맞도록 보다 분명하고 지속적인 리더십을 발휘기를 기대하는 교인들의 바람을 반영한 것이다.


다음으로는 목회자가 냉철한 비판을 받는 대상이 됐다는 점이다. 과거 한때 목사는 교회와 공동체에서 가장 존경 받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목사는 냉혹한 비난을 자주 받는다. 신뢰에서 시험으로 교회 지도자의 위상이 변화한 셈이다. 교회가 교단을 떠나는 상황도 큰 변화의 바람 중의 하나다. 교회는 개척 때부터 주요 자원을 교단에 의지했다. 그러나 오늘날은 많은 교회들이 교단이 아니라 대형교회에 기대고 있다.

또 설교를 여러 명이 나눠서 하는 교회가 늘고 있다. 일정 규모를 갖춘 교회는 물론 소형 교회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10년 전과는 확연히 다른 접근 방식과 스타일, 내용을 성도가 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교인 수를 늘리는데 급급하던 교회가 이제는 제자로 세우고 은사를 발굴해 삶과 사역에 적용하는 일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교회 건물로 사람들을 오게 하는데 힘을 기울이던 교회들이 이제는 교인이 공동체에서 사역자로 봉사하도록 성장시키는데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섯 번째는 환경적 변화다. 과거에는 교회들이 교단이나 같은 지역에 있는 교회와 연합하였지만 최근에는 신학적 교리와 사역의 동질성을 중심으로 힘을 합치는 성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교인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추세도 최근 10년간 패러다임 변화의 하나다. 교인들의 섬김과 사역에 대해 대체적으로 교회 지도자들은 큰 기대를 갖지 않는 게 불문율이었다. 레이너 CEO는 ‘교인에 대한 기대에 대해 침묵했던 오랜 세월’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은 평신도에게 높은 기대를 거는 교회가 점점 일반화 돼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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