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최근 소폭상승…“머잖아 5%대 들어설 수도”

2014-02-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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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기지 금리 동향·융자시장 전망

▶ 이달 4.28%로 꿈틀 `상승 시그널’ 상승요인 많아 변동 모기지에도 관심, 점보 융자 다운페이 조건 좋아져

지난해부터 모기지 금리 동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장기간 3.5%대의 사상 최저수준을 유지했던 금리가 불과 한두 달 사이에 약 4.5%대로 급등한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연방 정부의 저금리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지난해 6~7월부터 형성된 4.5%대 금리 박스권은 해를 넘긴 지금까지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중 30년 고정 금리가 4.58%대를 최고를 기록한 뒤 줄곧 4.2~4.5%에서 등락을 거듭 중이다. 모기지 금리 동향이 중요한 이유는 주택 수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리가 한 차례 급등 때 주택 재융자 수요는 순식간에 사라졌고 구입 수요도 급감한 바 있다. 올해 중 금리가 5%대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지만 금리는 아직까지 낮은 수준이다. 올 초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이자 바이어들의 주택 구입 활동도 예전보다 일찍 시작됐다. 올해 예상되는 모기지 금리 동향과 주택 융자시장 전망을 알아본다.


■ 최근 소폭 상승, 5%대 진입 신호탄?

연초부터 줄곧 내리막길이었던 모기지 금리가 2월 둘째 주 올 들어 처음 올랐다. 약 4.53%로 시작한 30년 만기 고정금리는 2월 첫 주까지 약 4.23%로 떨어졌다가 둘째 주에 약 4.28%로 소폭 올랐다. 상승폭은 높지 않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모기지 금리 상승 신호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해 올해 모기지 금리가 연말쯤 약 5~5.5%대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는 금리 상승요인이 많기 때문이다. 우선 올해 인상될 예정인 모기지 관련 수수료에 따른 모기지 금리 상승이 예상된다. 국영 모기지 기관인 프레디맥과 패니매 등이 은행 측에 부과하는 수수료가 인상되면 이는 결국 대출자의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 수수료 인상에 따른 모기지 상승폭은 약 0.5~0.75%포인트로 예상된다.

올해 초 인상될 예정이었던 보증 수수료는 현재 인상이 일시 연기됐다. 그러나 올해 중 보증 수수료가 예정대로 인상될 경우 모기지 금리가 약 0.125%포인트 추가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1월 중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신규 고용에 따라서도 모기지 금리의 변동이 예상된다. 그동안 그런대로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였던 고용지표가 올해 유지될 경우 연방 정부의 양적완화 축소폭이 커져 모기지 금리를 상승시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융자 전문가들은 올해 재융자나 주택 구입 계획이 있다면 금리 상승이 유력시되는 연말보다 연초에 실시하라고 조언한다.


■ 변동금리 찾는 수요 늘 것

올 초부터 보다 강화된 모기지 대출규정이 실시되고 있다. 이른바 ‘적격 모기지’(qualified mortgage) 대출로 불리는 새 규정에 따라 소득이 낮은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 구입 기회가 크게 줄었다. 새 규정 시행에 따라 이자만 내는 모기지 대출, 40년 만기 대출 등도 사라져 저소득층의 주택 구입 때 모기지 선택의 폭이 더욱 좁아졌다. 이자만 내는 모기지나 40년 만기 대출 등은 구입 후 초기 페이먼트 금액이 낮다는 유리한 점 때문에 장기적인 위험에도 불구하고 저소득층의 주택 구입 때 많이 활용됐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가 적용되는 모기지 대출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변동금리 모기지는 일정 기간 고정금리에 비해 낮은 수준의 이자율이 적용돼 초기 페이먼트 부담이 적은 모기지 대출이다. 최근 주택가격이 상승세고 모기지 금리인상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변동금리를 찾는 수요가 다시 늘고 있는 것이다.

변동금리에 대한 수요는 고정금리와의 금리 차가 약 1%포인트가 넘을 때 높아진다. 현재 30년 고정금리와 5년짜리 변동금리 간의 이자율 차이는 약 1.23%포인트로 1%포인트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변동금리 모기지를 통한 혜택이 가장 높은 시기로 볼 수 있다. 저소득층은 물론 주택 구입 후 5~7년 내에 가족 증가 등의 이유로 이사계획이 있는 첫 주택 구입자들에게도 변동금리가 적합한 것으로 여겨진다.



■ 점보 융자 조건이 오히려 유리해져

점보 융자에 적용되는 이자율이 20년만에 처음으로 일반융자에 적용되는 이자율보다 낮은 수준으로 내려갔다. 모기지 시장 조사기관 HSH 닷컴에 따르면 최근 컨벤셔널 융자(30년 만기) 고정금리 시중 평균은 약 4.35%인데 반해 30년 만기 점보 융자의 고정금리는 약 4.25%인 것으로 조사됐다.

점보 융자는 모기지 대출액이 약 41만7,000달러(고가주택 지역의 경우 약 62만5,500달러)를 초과하는 융자로 정부의 보증을 받지 못하는 융자다. 정부 무보증이라는 이유로 컨벤셔널 융자 적용 이자율보다 이자율이 일반적으로 약 0.25~0.5%포인트 정도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올해 여름 이후로 컨포밍 융자의 대출 한도가 축소될 예정이어서 이후 점보 융자에 대한 수요는 높아질 전망이다. 점보 융자에 적용되는 크레딧 점수 기준은 약 740점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수수료 등이 낮은 것은 일반 융자보다 유리한 점이다. 최근에는 대형 은행들이 모기지 대출 부문의 수익 확대를 위해 각종 점보 융자 기준을 경쟁적으로 완화중이다.

CNN머니 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점보 융자에 적용되는 다운페이먼트 비율을 20%에서 15%로 파격적으로 낮췄다. 이같은 흐름에 맞춰 여러 대출 은행들은 올해 부유층 주택 구입자들의 모기지 대출 발급을 확대하기 위해 점보 융자 기준을 경쟁적으로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역할 축소 = 모기지 금리 상승

금융위기 이후 주택 융자시장에서 연방 정부의 역할이 주도적이었다. 금리 급등에 따른 신용경색을 막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푸는 방법으로 금리 잡기에 성공했다. 주택시장도 더 큰 침체에 빠지지 않고 결국 최근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하지만 향후 연방 정부의 인위적인 금리조정 역할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 회복이 가시화되면 주택 융자시장에서 정부가 손을 떼는 속도가 빨라질 것은 당연하다.

경제 회복이 더디더라도 정부의 역할은 줄어들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해 양적완화 축소 연기를 발표했음에도 모기지 금리는 연방 정부가 기대했던 대로 사상 최저수준인 3.5%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연방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 약발이 떨어졌음을 보여준 결과로 주택 융자시장에서 연방 정부의 역할이 축소될 경우 모기지 금리는 상승세를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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