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기자의 눈/ `세금 추적자’

2014-02-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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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경제팀 기자)

세금보고가 한창이다. 이 기간 스몰비즈니스를 운영하는 한인들은 지난 한해 세금 신고를 위해 경비 처리, 각종 증빙 서류 준비 등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많은 한인 업주들이 연소득을 허위로 신고하고 있다. 특히 현금 거래가 많은 업소들은 현금을 뺀 소득을 신고하거나 직원들에게 일정 급료를 현금으로 주는 등 오래전 관행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의 허위 보고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연방 국세청(IRS)이 세수를 늘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허위 세금 색출에 나서고 있는 것. 특히 연방정부 부채가 줄어들지 않는 시점에서 IRS는 어떻게든 세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IRS가 감사에 나선 세금 보고건수는 5,314건으로 전년 대비 12.5% 증가했다. 예산 부족으로 IRS 직원들을 줄이는 상황에서도 조사 건수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세금 추적에 많은 인력을 투입한다는 얘기다.

바짝 죄여오는 IRS 감시에 자영업자들이 더욱 발을 빼기 더욱 어려워졌다. 2012년부터 카드 프로세싱 업체들은 업소들의 카드 매출을 IRS에 직접 보고하고 있다. 업체들이 카드 매출을 허위로 보고하는 것을 막기 위해 IRS가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IRS는 사업주가 보고하는 매출 신고와 업주 정보등의 일치 여부 확인 작업을 하고, 불일치시에는 카드 매출액의 28%까지 벌금으로 부과한다.

버젓이 기록이 남는 카드 매출이 아닌 현금 매출을 줄이는 업소들이 많은데 IRS는 이에 나아가 지역별로 현금과 카드 매출 비율까지 계산하고 나섰다. 지역별로 카드와 현금 매출의 평균 비율을 산출한 후 현금이나 카드 비율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업소들을 감사 타깃으로 삼는 것이다.

한 공인 회계사는 “그 동안 한인 업주들이 관행처럼 해온 눈 가리기 아웅식의 세금보고는 점점 감시의 눈길을 피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더 큰 세금 폭탄을 피하기 전에 정직하고 정확하게 세금 보고를 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조언했다.

이와 별도로 세금을 적게 보고하다보니 모기지를 얻지 못하는 업주들도 많다. 특히 올해부터 일명 ‘노닥’ 융자로 불리는 스테이티드 모기지가 금지되고 융자 조건이 더욱 까다로워지면서 최소 지난 2년간의 소득 증명이 필요해졌다. 그러나 많은 스몰 비즈니스들이 실제보다 적게 소득을 보고하다보니 필요한 만큼 융자를 받지 못하고 있어 주택 경기 활성화에도 모기지 시장이 더욱 위축됐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한 모기지 업체의 관계자는 “많은 한인 자영업자들이 세금을 적게 신고하다보니 모기지 대출이 어렵다”며 “향후 수년 내 건물 매매를 계획하고 있다면 올해 세금보고부터라도 소득을 제대로 보고하는 것이 좋다”고 전했다. 눈앞의 작은 이익만 쫓다 결국 큰 것을 잃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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