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Sochi 14’에서 ‘평창 18’로

2014-02-24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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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병렬(교육가)

이제는 우리 차례다. 겨울올림픽의 배턴을 우리가 이어 받았다. 앞으로의 4년, 치밀한 계획으로 갖은 정성을 모아서 할 일이 확실한데, 그게 바로 2018년의 평창 동계올림픽이다. 이번 Sochi14 올림픽을 유심히 관찰한 이유는 여기에 있다.

겨울올림픽은 눈.얼음.추위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스포츠의 향연이다. 여름올림픽보다 종목이 단조롭지만, 선수들이 대자연 속에서 큰 운동량을 발휘하는 모습이 관중을 환호하게 만든다. Sochi가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었을 때 몇 가지 염려하는 반응이 있었다. 이어서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있었고, 선수촌의 준비 미달을 알리는 ‘칸막이 없는 화장실’도 소개되었다. 그러나 올림픽 종목을 진행하는데 별 지장이 없었고, 그 흐름이 순조로웠음을 그들이 개최지 준비과정에서 최선의 노력을 쏟았음을 알린다.


올림픽은 스포츠 대회인가. 아니면 스포츠를 중심으로 하는 인류 문명의 발달을 보여주는 전시장인가. 올림픽 개최지에는 현대문명이 전시되었다. 우선 경기장 건축물 건설, 각종 경기장 조성, 선수촌 건설, 각종 부설 건물과 환경 조성...등 수없는 기초 작업이 있다. 거기에 각종 경기 진행을 위한 준비물과 크고 작은 간판 만들기, 진행 인력 동원과 배치...등 한없이 이어진다. 잡다한 사전 준비가 완료되면, 각종 경기장에서 진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유념하고 그 결과를 오차 없이 기록 발표하는 일이 있다. 이렇게 종합적이고 세밀한 계획을 세워 경기를 진행하는 과정은 현대 문명의 힘을 집결하게 된다.

또한 올림픽은 고유문화의 전시장인가. Sochi는 러시아 문화가 바탕을 이루고 있었다. 개회식에는 자랑스러운 예술.과학의 선조들이 소개되면서 독특한 문화국임을 과시하였다. 경기장 벽면의 그림들은 러시아를 상징하는 디자인과 색채의 우수함을 보였다. 각국 선수들이 마련한 운동복 역시 참가국의 예술미를 표현하였다. 경기의 결과를 장식하는 메달의 디자인도 특색이 있음은 모든 것이 각종 문화의 표현이다.

올림픽은 생각의 기틀에 변화를 준다. 올림픽은 몇 사람, 한 지역, 한 나라 사람의 운동경기 행사가 아니고, 여러 인종, 여러 나라가 평화적으로 어울리는 경기대회이다. 이는 평화, 친목, 협력의 또다른 모습이고, 인류의 힘을 과시하는 축제이다. 여기에 각종 경기의 세부를 다듬어서 더 재미있게 체능을 측정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연구가 수반되었다.

Sochi 올림픽은 이에 따르는 한국내의 운동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의식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는 러시아 쇼트트랙 선수 빅토르 안(안현수)에 대한 해석이다. 한국내의 여론이 그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생각으로 변하고 있음은, 운동선수에 대한 해석의 진전으로 본다. 그래서 나머지의 석연치 않은 개인의 느낌은 각자가 다스려야 할 것 같다. 둘째는 피겨국가선수 김연아의 채점결과에 대한 해석이다. 본인도 한국사회도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냉정한 채점표의 검토를 하였다. 이것 또한 한국의 성장을 의미한다. 바라건대 다음 올림픽에서는 이런 ‘개최지 텃세’의 의심을 받지 않기 바란다.

한국은 올림픽에 관해 끊임없이 눈부신 발달을 하고 있다. 이것은 하드웨어를 넘어선 소프트웨어의 발달을 말한다. 이미 한국은 IT의 선진국이고, 이에 따른 의식이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Sochi 올림픽에서도 몇 차례의 경기를 넘어선 인간애가 발휘되었지만, 평창에서도 모든 계획, 시설준비, 진행방법, 국가별 평가...등에 인간미가 포함되도록 영향력을 주면 좋겠다. 특히 한국 선수들이 금메달 획득의 정신적 부담에서 벗어나, 만전의 준비를 하고 최선을 다하도록 격려하는 풍조를 키우고 싶다. 피나는 연습기간에 자신을 가지게 하고, 즐겁게 본선에 참가한다면, 그 결과는 그 때의 운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평창올림픽18은 한국의 큰 잔치이고, 큰 기쁨이다. 우리 모두의 지혜, 의지, 노력으로 훌륭한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모으자. 어려운 일일수록 그 결과는 큰 기쁨을 주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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