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반도 통일의 청사진

2014-02-22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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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장)

국제경제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었던 에드워드 그램은 2000년대 초 통일 후 한국경제가 세계 10위권 대에서 7-8위로 격상될 것이라 예견한 바 있다. 그러나 통일이 가까워지고 있는 요즘 한국경제는 일본을 제치고 통일 후 미국, 중국 다음으로 세계 3위를 바라보고 있다.

통일 후 연간 21조원에 달하는 국방비의 삭감은 향후 20년간 400조에 달한다. 이것을 경제개발에 투자하고 동북아 물류국가로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를 십분 활용한다면 경제효용가치는 천문학적인 숫자에 달할 것이다. 한류열풍이 유럽까지 휩쓸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가 세계의 중심지가 되는 것은 막연한 희망이 아닌 민족적 비전인 것이다.


한반도 통일로 인해 예상되는 국가 경쟁력 증대를 다각도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는 경제 가치이다. 예상되는 통일비용으로 아시아 화운데이션의 피터 백은 향후 30년간 2374조에서 5935조에 달할 것이라 진단했다. 그러나 남한의 월등한 기술과 자본력이 7천조 원의 잠재가치를 갖는 북한의 자원을 개발하과 북한의 노동력이 시너지효과를 창출하게 되면 분단비용은 일시에 감소할 수 있다. 무엇보다 북한지역의 경제개발이 본격화되고 국제경제특구들이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되어 국제자본과 투자가 증가되고 한반도 종단철도와 유라시아 철도가 연결되면 동북아 물류국가로서 경제 가치는 무궁무진하게 될 것이다.

둘째는 군사, 안보상황의 증대이다. 통일로 북핵위협이 사라지면 한, 미, 중, 일 각국의 막대한 국방비의 삭감은 물론 동북아전반에 안보상황이 증진될 것이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연간 660조에 이르는 국방비를 삭감하여 경제개발에 투여하게 될 것이다. 더욱이 군사갈등, 긴장관계가 해소되어 경제개발과 협력관계로 전이될 것이다.
특히 중국은 GDP의 2%수준인 1576억 300만 달러에서 378억 2500만 달러의 국방비 지출을 절감할 수 있다. 일본은 더 이상 북핵을 빌미로 자국의 핵개발을 명분화하지 않을 것이며 GDP의 1%수준인 592억 4200만 달러에서 142억 1800만 달러까지 국방비 지출을 절감할 수 있다. 중국도 한반도 안정화에 따른 동북아 안보환경으로 인해 군사력 강화의 명분을 찾지 못할 것이다. 더욱이 한반도가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의 군사충돌에 완충지 역할을 할 것이다. 미국도 북핵을 대비해 동북아에 주둔시켰던 군사력을 대폭 줄일 것이고 한미 동맹관계는 군사관계중심에서 경제문제로 대부분 전이될 것이다.

셋째는 정치, 외교적 발전이다. 북핵을 둘러싼 동북아 군사긴장과 경쟁이 사라지고 다자간 안보협력체제 속에서 각국이 경제발전과 지역안정을 중심으로 재편하게 되면 통일한국의 국제적 위상은 그만큼 강화될 수 있다. 통일로 국력이 신장되고 중국과 일본과 더불어 동북아의 새로운 강대국으로 떠오르게 되면 한반도의 국가 경쟁력도 그만큼 높아질 수 있다. 한미관계의 발전은 물론 지역안보협력체제 속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역할이 높아지면 동북아에서 한국의 정치, 외교적 발언권과 영향력도 그만큼 강화될 것이다.

넷째는 세계문화의 중심지역할이다. 통일한국은 경제적 발전뿐 아니라 단일문화민족의 통합으로 민족적 자긍심을 높이고 한민족의 문화역량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국제사회로 한류열풍이 확산되고 세계가 세련되고 발전된 한국문화에 관심을 갖게 됨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화강국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통일한국이 갖는 국제관계를 다시 한 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동북아 군사패권의 선상에서 북핵을 빌미로 한미관계가 군사동맹에 집중되었다면 통일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경제협력관계로 급전될 것이다. 미국은 동북아에서 통일한국이 경제 강국으로 떠오르는 것을 계기로 동북아 시장판로를 여는 교두보로서 한미경제관계를 발전시키려 할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은 동북아에서 중국, 일본, 러시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본은 북한과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고 중국과의 영토분쟁에서도 한국이 중재역할을 할 수 있다. 동북아 전반의 안보환경 속에서 장기침체의 늪에서 벗어나 일본경제를 회생시키는데 한국의 개방적이고 잠재성이 큰 교역시장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고 환동해 경제권 개발의 주역이 될 수도 있다.

이렇듯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은 한, 미, 중, 일, 러 등 다자간 안보체제 속에서 동북아전체의 평화에 기여할 것이고 종래의 냉전적, 대립적 갈등구조 속에서 벗어나 동북아 공동번영의 길을 열게 할 것이다. 각국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경제협력과 개발이라는 새로운 국가이익을 추구하게 될 것이고 통일한국은 그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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