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관심 필요한 ‘노숙자’
2014-02-21 (금) 12:00:00
LA에서 노숙자 보호시설을 운영해온 한인 목사부부가 입주자들의 기본권 침해 혐의로 기소되었다. 노숙자들을 열악한 환경에서 과밀 수용하고 강압적으로 대했다는 내용이다. 노숙자들의 천사로 불렸던 목사가 하루아침에 노숙자 학대 혐의자가 되었으니 충격적인 일이다.
LA 시검찰은 ‘아가페 홈 미션’ 산하 2개 홈리스 셸터를 운영해온 이강원 목사부부를 무면허 운영 및 보건위생법, 건물안전법 등 90여 규정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건물을 불법 개조해 쪽방들을 만들어 과도하게 많은 인원을 수용했고, 가구가 부서지고 침실 문이 떨어져 나간 채 방치되는 등 주거환경이 매우 열악했으며, 입주자들에게 예배참석을 강요한 것 등이 비인간적 가혹행위로 지적되었다. 노숙자들을 학대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혐의이다.
한인사회가 커지면서 한인 노숙자들이 늘고 있다. 알콜, 마약, 도박 등 중독이나 정신적 장애로 사회적응에 실패하고 거리로 내몰리는 한인들이 생각보다 많다. 반면 이들 노숙자가 보호받을 수 있는 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미국기관 운영시설은 언어와 음식, 문화가 달라서 한인 노숙자들이 발을 붙이지 못한다. LA에서 한인운영 시설은 10명 내외가 기거하는 소규모 시설 서너 군데가 있을 뿐 수십명 단위 시설은 아가페 홈 미션이 유일했다. 한인 노숙자들이 이 시설을 통해 도움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문제는 시설운영이 지나치게 독단적이었다는 점이다. 중독자나 정신이상자들을 돌본다는 것은 소명의식 없이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 목사의 경우 그 자신 중독의 경험과 이를 신앙으로 극복한 경험이 있어서 노숙자를 돌보겠다는 신념과 열정이 남 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뜻이 좋다고 해서 ‘불법’이 무마되는 것은 아니다. 시설운영 면허 등 관련 법규는 입주자들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규정들이다. 이를 저버린 보호를 ‘보호’로 보기는 어려울 수가 있다. 원칙을 무시한 주먹구구식 운영이 검찰 기소라는 불미스런 결과를 낳았다.
한인사회에 노숙자 보호시설이 필요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제대로 된 시설과 운영을 위해서는 더 이상 어느 개인의 헌신에 의존할 수가 없다. 커뮤니티 차원에서 노숙자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봉사단체들과 교회들이 힘을 모은다면 생의 한가운데서 길 잃고 절망한 자들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