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동해병기 법안’ 통과의 의미

2014-02-07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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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병기하도록 규정한 법안이 6일 주 하원 전체회의에서 찬성 81표 대 반대 15표로 통과됐다. 지난 달 주 상원 역시 동해병기 법안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앞으로 입법화 절차는 상하원 절충안을 완성해 다시 양원의 표결을 거친 후 이미 서명 의사를 밝힌 테리 매컬리프 주지사의 서명만 받으면 완전히 마무리 된다.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7월1일부터 발효될 법안의 골자는 버지니아 주 교육위원회가 승인하는 모든 교과서에 ‘일본해(Sea of Japan)’가 언급될 때마다 ‘동해(East Sea)’도 함께 써야한다는 내용이다. 이젠 미국의 학생들도 동해라는 이름을 배우게 되었다. 미 50개 주 가운데 동해병기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버지니아가 처음이다.

법안 추진에서 통과까지의 3년은 멀고 험한 길이었다. 이 캠페인을 주도해온 ‘미주한인의 목소리(VoKA)’ 관계자들이 처음 정치인들을 만났을 때 사안의 중요성은커녕 아무도 동해 자체를 알지 못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이 생면부지 ‘동해’의 병기 필요성을 주 상하원 각각 소위·상임위·본회의, 모두 6차례 표결을 통해 인정받기 까지 모금운동과 정책토론, 전화·이메일 통한 설득과 백악관 청원에 이르기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미국정부의 ‘단일지명’ 원칙과 일본정부의 협박성 로비에도 불구하고 주 의회에서 압도적 지지를 얻어낸 배경은 법안작성 의원들이 제시한 동해병기의 역사적 당위성이었다. 해역명칭을 관장하는 국제수로기구(IHO)가 ‘일본해’라는 명칭을 채택한 1929년은 일제강점기여서 1100년대부터 ‘동해’ 명칭을 사용해온 한국은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없었다는 설명과 함께 학생들에게 정확한 역사를 가르쳐야한다는 논리는 설득력을 발휘했다. 의원들에게 정확하고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기위해 역사연구까지 의뢰했던 한인사회 성공적 풀뿌리 운동의 결과였다.

버지니아 주 마크 김 하원의원이 “이번 법안은 끝이 아닌 상징적 시작”이라고 다짐했듯이 이번 쾌거는 한인사회 풀뿌리 운동의 힘을 확인하고 키워나가는 또 한 번의 계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세계의 모든 지도에 ‘동해’ 표기 실현을 향해가는 노력의 새로운 출발점도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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