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국력과 정치력이 ‘역사전쟁’의 실탄

2014-01-31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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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이 미국 내에서 벌이고 있는 ‘역사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양국 간의 역사전쟁은 독도 영유권과 위안부 문제에 이어 동해 병기로까지 전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양상이다. 한인사회가 민간 차원의 적극적인 캠페인을 통해 역사바로잡기에 나서자 일본은 정부까지 나서 이를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 가운데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하고 있는 미국 교과서들에 동해라는 이름을 병기하도록 의무화하기 위한 한인사회의 노력이 조금씩 결실을 거두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버지니아의 경우 동해 병기 법안이 이미 주 상원을 통과했으며 현재 하원에서 심의중이다. 다만 걸림돌은 동해 병기 법안에 우호적이었던 주지사가 일본 정부의 로비와 압력에 굴복해 부정적인 입장으로 돌아 섰다는 점이다. 동해 병기안의 최종확정이라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한인사회의 보다 결집된 목소리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버지니아에서는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지만 지난 28일 조지아 주 상원이 ‘동해 단독표기’ 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주목할 만하다. 비록 구속력을 가진 법안은 아니지만 단독표기를 결의했다는 것은 한인사회 캠페인에 힘을 넣어주는 쾌거이다.


이 같은 미 정계의 움직임을 분석해 보면 한 가지가 분명해 진다. 정치인들은 실익에 따라 움직인다는 것이다. 조지아 주 상원이 동해 단독표기 결의안을 채택한 배경에는 이 지역에서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고 있는 한국 대기업의 존재가 있다. 버지니아 주지사가 흔들리는 데도 일본기업들을 들먹인 일본정부 전략이 미친 영향이 컸다.

한인사회는 버지니아 주 의원들에게 병기법안을 찬성해 주면 다음 선거에서 한인들의 표를 몰아주겠다고 약속했으며 이것이 많은 의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현실정치에서 결정적으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역사적 당위성 같은 학술적 담론이 아니라 돈과 표이다. 미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역사전쟁은 이것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고 이기는 전쟁을 위한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민간차원의 의욕과 자원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사실이 점차 명백해지고 있다. 한국정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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