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임

2013-12-13 (금)
크게 작게

▶ ■ 기자의 눈

뉴욕한인직능단체협의회는 한인 경제 관련 협회들이 주축이 된 단체로 의장은 이들 단체장 중 선출된다. 의장은 협의회의 월례회의를 주재하게 되며 임기는 1년이다. 지난 10일 협의회가 김영진 의장의 연임을 확정했다. 따라서 김 의장은 올해에 이어 1년을 더 의장의 직무를 담당하게 됐다.

헌데 그 과정이 당황스러웠다.

의장 선출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자 ‘다들 단체를 이끄는 회장이니 누가 맡든 의장 일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새 인물에게 협의회를 이끌 기회를 주자’와 ‘그간 협의회의 위상을 높이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했기에 김 의장의 연임을 지지한다’는 두 가지로 입장이 나뉘었다. 당시 정관에 따르면 연임은 불가능했다. 헌데 정관에 대한 논의도 없이 연임이 거론되니 지켜보는 입장에서 참 난감했다.


연임 거론에 앞서 이전 월례회나 임시 모임을 통해 정관 개정을 절차에 따라 마무리 짓고 의장 선출을 논의했어야 했다. 그날 월례회는 단순한 월례회가 아닌 의장을 새로 뽑는 정기 총회인 셈인데 문서로 된 정관도 마련 되지 않았다. 상황이 이러니 일부 단체장들은 연임 가능여부에 대해서도 제대로 인지를 못하고 있었다.

김 의장의 연임이 거론되기 시작하자 그제서야 정관이 어떻게 되는지 일부 단체장들이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연임을 위해 정관을 바꾼 셈이니 일의 순서가 바뀐 것이다.

김 의장의 연임을 지지한 단체장들의 말대로 올 한해 김 의장은 의장으로서 의욕적으로 폭넓은 활동을 한 것은 사실이다. 폴 밸론 뉴욕시의원 19선거구 후보의 한인후원회장을 맡아 당선을 도우며 밸론 시의원이 한인 사회에 좀더 가까이 다가오도록 유도했으며 협의회 소속 단체장들을 뉴욕한인회 자문위원으로 위촉될수 있도록 이끌었다. 뉴욕한인회와 공동으로 미주 한인 2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됐던 한국 병역법 개정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새 의장을 뽑자는 입장도 있었다.

맞은편 입장에 대한 존중은 하나하나 밟아가는 제대로 된 절차에서 나온다. 후보의 자격과 자질과는 별도로 신중하고 틈을 주지 않는 절차가 한 집단의 우두머리의 활동에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비일비재한 상황이긴 하지만 한인 단체의 각 리더들이 모인 자리임에도 절차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최희은(경제팀 차장대우)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