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넬슨 만델라 애도

2013-12-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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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태진(‘빛과 사랑’ 발행인)

‘우리 세대에 가장 존경받는 지도자’ 넬슨 만델라가 95세의 일기로 6일 타계했다. 전 세계인들이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장례식을 아주 간소하게 하기를 원하는 그의 유언과는 달리 정부는 추도식을 10일 국장으로 치렀다.

그는 소를 기르고 옥수수 등을 재배하는 남아프리카의 조그마한 농촌촌락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아프리카의 여러 부족의 하나인 템부 족의 한 족장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영국의 지시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에 족장 직을 박탈당했다. 아버지가 죽은 후인 9살 때 같은 부족의 추장의 집에서 양육되어 서구식 교육을 받았다. 그는 아버지의 정신을 이어받고 추장 집에서 양육되어 왕족과 같은 자부심을 지니고 있었다.


기독교는 그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어렸을 때 감리교에서 세례를 받았으며 기독교학교에서 고등 교육을 받았다. 대학 때는 기독교학생회 회원이었다. 그가 27년간 장기 형기를 치를 때도 그는 형무소의 예배에 참석하여 목사와 친분을 가졌다.
6피트가 넘는 큰 키에 당당한 체력을 가진 그는 한때 헤비급 아마추어 권투선수가 되기 위해 권투에 몰두하기도 했다. 대학에서는 법학을 공부한 변호사로 달변가였다.

그와 동료들이 무장으로 정부전복을 시도한 죄로 법정에서 피고인으로 한 최후진술은 감동적이었다. “나는 백인의 일방적 지배에 투쟁하여 싸워왔다. 또한 흑인들의 일방적인 지배에도 반대하여 싸워왔다. 나는 모든 사람들이 조화를 이루고 동등한 기회를 갖고 사는 민주주의와 자유사회를 사랑하여 왔다. 나의 꿈은 이러한 사회에서 살고자하는 것이며 이것이 실현되는 것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나의 하나님, 필요하시다면 이를 위해 나는 죽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이 판결에서 판사는 사형대신 종신형을 선고했다.

세계인이 존경하는 이유는 그가 흑백차별정책에 대항하여 투쟁한 공로나, 노벨평화상수상이나, 남아프리카의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 되었기 때문이 아니다. 미워할 수밖에 없는 자들을 용서하고 화합하고 관용한 그의 성자 같은 태도와 행동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만델라는 죄수들 사이뿐만이 아니라 형무소 당국으로부터 너무나 존경을 받았기 때문에 형무소 당국은 만델라에게 원로 정치인 죄수 대우를 하였다.

44세에서 시작하여 71세까지 있었던 감옥은 그에게는 많은 것을 배우는 대학이었으며 이곳에서 새로운 사람이 되었다. 그는 감옥을 나오면서 “모든 증오는 감옥에 버렸다”고 말했다. 그가 대통령으로 재직 시 야만적인 행동을 대한 증오를 어떻게 억제할 수 있었는가? 물었을 때 그는 대답하기를 “증오는 마음을 흐리게 한다. 지도자는 미워할 여유가 없다.”

성자 같은 만델라의 인간적인 교훈으로 인해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의 아프리카인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었다. 인종갈등의 문제가 사회에 커다란 이슈가 되고 있는 미국에는 흑인인 오바마가 대통령이 됨으로써 흑인에 대한 편견이 많이 줄어들었다.
추도식에는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부시 전 대통령 부부가 함께 대통령 전용기에 동승했다. 미국에서만 3대 대통령 부부로 두 분의 민주당 대통령과 한분의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 참석한 것이다. 어지러운 한국정치를 접하면서 부러운 마음이 든다. 존경하는 넬슨 만델라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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