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평한 추

2013-12-1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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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숙(유스&패밀리 포커스 대표)

2013년이 다 지나가고 있다. 온 지구가 불안함과 어수선함 속에서 겨우 지나온 것처럼 우리가 사는 미국과 개인의 삶도 그렇게 지나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달력은 며칠을 남겨놓고 있지 않다 . 이 시간 속을 지나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떨까를 생각해 본다.

누구나에게, 거의 본능처럼 ‘한해를 내가 어떻게 살았나’ 돌아보게 되지 않을까? 어떤 사람은 손과 실을 가늠해서 성공과 실패를 생각하며, 어떤 사람은 가정과 가족의 건강이나 고통스런 기억과 경험을 가지고, 어떤 사람들은 자녀의 내일을 위해 고전 분투하며 분주한 마음으로, 또 어떤 이들은 무엇이 바쁜지도 모르면서 바쁘게 그렇게 지내고 있는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 모두에게 연말은 내가 어떻게 한해를 살아왔나? 그리고 연말에 어떤 사람들에게 빚진 마음을 갚고 감사를 표현할까 라는 생각들을 거의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전 세계적으로 모두가 성탄절,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시기이기에(탄생일은 아니지만) 더더욱 이러한 마음을 떨쳐버릴 수 없는 것 같다.

이럴 때 우리의 마음이 정말 최선을 다했던 한해,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내 자신이 나를 칭찬 해 줄 수 있는 연말, 가슴이 따스하고 사랑으로 가득해지는 연말, 한해의 소중한 기억에 대해 감사와 깊은 사랑의 눈물을 흘리며 맞이할 수 있는 연말이 된다면 그것은 최고의 행복일 것이다. 그것은 손과 실의 결과에서 오는 것도, 건강의 유무에서 오는 것도 ,자녀의 잘되고 못되고 에서 오는 것도 아닐 것이다.

이러한 유한한 잠시의 만족과 기쁨을 주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닌, 바로 ‘공평한 추’에서 오는 것이다. 성탄절의 의미를 나는 공평한 추에서 생각해 본다. 추라는 것은 무게를 다는 것이다. 사물에만 무게가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에도 무게가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자신의 마음의 무게에도,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추는 늘 필요하고 작동 되어진다고 본다.

공평한 추는 무엇일까? 나와 다른 사람에게 속임이 없는 진실한, 그리고 공의롭다고 할 만큼 정직하고 속임이 없는 진실한 추일 것이다. 그리고 그 추는 절대 다른 사람을 부당하게 대우 할 수 없게 만드는 ‘추’일 것이다. 이 공평한 추를 가지고 한해를 살았다면 가슴에 사랑과 감사의 따뜻한 눈물을 머금은 한해를 마무리 하는 시간들이 되지 않을까? 힘 있는 사람들과 권력 있는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어렵고 고통 받는 사람들을 외면했다면, 거기에 공평한 추는 없는 것이다.

내게 이득을 줄 사람들과 친하고 도움이 절박한 사람에게 등을 슬며시 돌렸다면 거기에는 공평한 추가 없는 것이다.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 하고 자기보다 못하다 싶은 사람에게는 배려와 관심이 없었다면 거기에도 공평한 추는 없다. 자기에게 선대하고 잘해주는 사람만을 좋아하고 사랑하고 자기에게 불편을 주거나 힘들게 하는 사람을 사랑하기는 고사하고 그 사람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조차 없었다면 거기에도 공평한 추는 없는 것이다.

이 공평한 추가 없는 삶에는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게 감격 할 수 있는 따스한 감사와 감격의 눈물이 가슴에 흘러주지 못할 것이다. 우리의 각자의 삶과 마음에 이 공평한 추가 존재해서 소외당하고 어려움을 당하는 자들을 끌어안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운 세상, 따스한 연말이 되었을 것이다. 나도 나를 돌아본다. 내게 진정 이 공평한 추가 있었는가?

성탄절을 캐럴송으로만 장식하지 않고 가슴속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생명수처럼 그렇게 따스한 감사와 감격으로 그렇게 맞이하고 보낼 것인가는 내 마음의 공평한 추에서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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