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기자의 눈/ 손님없는 잔치를 누가 차릴까

2013-11-2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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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뉴저지 일대에는 수많은 직능단체들이 운영된다.

직능단체는 일반 동문회와 같은 친목단체와 달리 실제 비즈니스 운영에 필요한 정보를 나누고 현 이슈에 대해 함께 목소리를 내야 한다. 그러나 실제 많은 단체들을 접하다 보면 이것이 직능단체인지, 한달에 한번 모여 친목을 다지는 계모임인지 구별이 잘 안갈 때가 있다.

물론 모든 직능단체들이 제 역할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정보제공과 자격증 시험 준비반 운영, 퍼밋 신청 세미나 등 꼭 필요한 일들을 협회 차원에서 제공한다. 보일러 자격증 시험 준비반 운영이나 퍼밋 신청 세미나 등 회원들에게 꼭 필요한 사업들을 전개, 회원들의 참여도가 높은 단체들도 있다.


반면 어떤 협회는 이사회나 총회 등을 제외하고 회원들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행사가 일년에 채 몇 개 안된다. 협회가 회원들에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어서일까?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모임에 가보면 협회원들이 함께 풀어야 할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많다. 가장 흔한 문제가 시나 주에서 관할하는 인스팩션 문제다.

세세한 규정들로 인해 한번 검사관이 왔다하면 수백달러에서 수천달러까지 벌금을 받기 일쑤다. 그런데 위반사항 중 대다수는 새로운 규정은 없고 대부분 잘 몰라서 걸리는 경우가 많다. 관할 기관의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인스팩션에 대비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를 쉽게 확인하고 출력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체크리스트가 존재하는 사실도 모르는 업주들이 많다. 협회에서 일년에 한번씩이라도 회원 전체가 함께 모여 기존에 있는 체크리스트를 검토하는 시간을 마련한다면 어떨까?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아무리 다양한 행사들이 있어도 한인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지난달 스몰비즈니스론(SBA) 관련 세미나는 한인 소상인들에게 실질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일대일 면담도 가능한 자리였는데 행사장은 한산했다. 으레 이런 행사를 하면 한인들의 참석률은 저조하다. 이것이 협회들도 행사 개최를 쉽게 하지 못하는 이유다. 돈은 돈대로 들여 행사 장소를 빌리고 음식을 마련하고 강사를 초청해도 벌여놓은 잔치에 손님이 없는 꼴이 되는 것이다.

새해에는 더 많은 한인 직능단체들이 형식 차리기 위주의 행사에서 벗어나 회원들에게 꼭 필요한 실질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한인들 스스로는 협회 행사에 참여하며 정보 습득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여전히 어려운 경제상황에서도 한인 스몰비즈니스가 살아남을 수 있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소영(경제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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