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개혁’이 무산되기 전에

2013-11-26 (화)
크게 작게

▶ ■ 사설

요즘 워싱턴에선 이민개혁안 통과를 위한 갖가지 캠페인이 절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연방의사당 광장에 설치된 천막에선 한인들도 동참한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으며, 통과의 마지막 키를 쥔 공화당 존 베이너 연방하원의장 자택 앞에선 새벽 촛불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21일엔 “Do Your Jobs(맡은 일을 하라)” 캠페인을 벌이는 농장근로자와 이민단체가 추수감사절 휴가를 떠나려는 베이너와 공화당 하원리더들에게 자신들이 수확한 터키와 와인 등을 전달하며 “우린 여러분과 미국민들의 식탁을 위해 땀 흘려 일했다. 이젠 이민개혁 통과를 위해 여러분이 맡은 일을 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지난해 대선 참패를 이민표밭의 외면으로 분석한 공화당이 ‘친이민’으로 선회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낙관적이었던 2013년 이민개혁안 통과는 1년이 지난 현재 무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6월말 상원에서 포괄적 이민개혁안이 통과된 이후 제자리걸음이다. 반이민 강경파에 끌려 다니는 공화당 주도 하원이 통과의 마지막 관문을 막고 서있기 때문이다.


금년 내 통과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 그러나 아직 절망은 아니다. 지난 주 “연내 처리 계획 없다”며 찬물을 끼얹은 베이너의장도 21일 이민개혁안은 “절대 죽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계속 방대한 포괄 개혁이 아닌 ‘상식적인 단계별(step-by-step) 처리’를 강조하고 있다. 어떤 ‘스텝’이건 이젠 베이너가 결정을 내리고 하원이, 이미 오래전에 끝냈어야 할, 표결을 시작해야 할 때다.

당분간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단식농성을 비롯한 이민개혁 촉구 캠페인들은 계속될 것이다. ‘불법체류자 1,100만’은 그저 막연한 숫자가 아다. 가족과 꿈을 가진 한 사람 한 사람이다. 23만 명의 한인들도 포함되었다. 이민개혁이 또 무산되기 전에 한인사회도 보다 적극적으로 힘을 보태야 한다.

당장 공화당 하원의원들에게 전화와 이메일, 편지를 통해 지지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달하자. 그들이 다음 주 가족과 추수감사절 식탁에 앉았을 때,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하는 1,100만명의 아픔을 기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