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상징성이냐 접근성이냐’ 충분한 여론 수렴하라

2013-11-1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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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한인회가 맨하탄 소재 뉴욕한인회관 건물을 매각하고 퀸즈 한인타운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이에 대한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뉴욕한인회는 2,600만 달러정도에 건물을 매각한 후 그 대금으로 퀸즈 플러싱에 새로운 빌딩을 신축하고 맨하탄 32가 한인타운에 한인회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뉴욕한인회 민승기 회장은 뉴욕한인들이 실제로 회관을 활용할 수 있는 접근성을 고려할 때 건물을 매각하고 이전하는 것이 옳다는 견해이고, 이에 뉴욕한인회 역대회장단 쪽에서는 회관의 상징성은 물론 역사성을 고려해서 그대로 존속해야 한다는 취지로 반대론을 펴고 있다.

민승기 회장측이 밝힌 종합커뮤니티 공간조성취지에 직능단체협의회 측은 회관이 플러싱으로 이전하면 일반동포는 물론, 한인단체들에게 실질적인 서비스와 공간을 제공하고 회관이 안고 있는 고질적인 부실관리 문제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지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역대회장단협의회측은 회관의 운영이 현재 1만 달러이상의 흑자를 보이고 있는데다, 미래 재산가치 면을 고려해도 건물을 파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회관매각을 강행할 땐 이를 막기 위한 법적 행사도 불사할 뜻을 밝히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한인회관 매각문제에 의견이 이처럼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것은 매우 염려스럽다. 자칫하면 한인사회가 분열양상으로 치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방향이 진정 한인사회를 위한 것인지 중지를 모아 이익과 손실을 곰곰이 따져봐야 한다. 그리고 결정해도 늦지 않다. 한인회관 건물은 1983년부터 뉴욕의 한인들이 십시일반 뜻을 모아 이듬해 마련한 모든 뉴욕한인이 주인인 건물이다. 어느 한두 명 목소리 큰 사람의 전유물이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양측은 아집에서 벗어나 정말 한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 문제는 절대 소수가 함부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현 회관의 가치상승 분을 활용, 제2의 한인회관을 접근성이 용이한 플러싱에 마련하자는 안도 있다. 이 모든 의견들에 대해 상징성이냐 접근성이냐, 한인사회 여론을 충분히 수렴한 후 결정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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