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문화를 사랑하는 국가는 부강했다

2013-11-13 (수)
크게 작게
김민정(수필가)

가을을 맞이하면서 기회가 되어 한국 방문과 함께 동남아 쿠르즈를 다녀오게 되었다. 태평양을 중심으로 여행한 쿠르즈는 상하이, 오끼나와, 홍콩, 베트남, 싱가폴 이었고 각 나라마다 두루 다니면서 느낀 것이 문화를 사랑하는 나라는 눈부신 발전을 했다는 것이다.

그 예로서 일찍이 유럽문화가 그랬듯이 그 옛날 골치 아프게 이리저리 무엇을 꾸미겠다는 선조 때문에 고생을 한 그들이었지만 지금은 그 덕으로 나라가 잘 살고 있음을 그들 자신도 잘 알고 있듯이 문화를 사랑한 나라가 부강했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가 있었다.


그와 같이 홍콩, 싱가폴 같은 나라는 조상이 중국인으로 나중에 세운 나라지만 그들 선조가 한 나라를 세우기를 마치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시켜 보다 쓸모 있고 세련되고 멋진 나라를 꾸몄다고 할 정도로 나라 전체가 잘 정돈 된 것은 물론 곳곳에 놀라운 예술적인 건물들로 관광객들을 사로잡고 있었다.

그에 비해 베트남이나 변두리 중국은 오랜 역사를 지녔으면서도 자연 그대로 운치는 있지만 오합지졸 정돈이 안 된 것이 마치 우리나라 5,60년대 시절 같이 너무도 뒤떨어진 생활이 불쌍하다는 느낌까지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우리나라 역시 우리 식구가 이민 오던 그 시절 보다 껑충 뛰어 큰 발전을 했음을 물론 지방 특색을 살려 고유문화 발전을 위해 무한한 노력으로 마음 뿌듯했다. 냉정하게 제 삼자 입장에서 볼 때 조금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이 곳곳에 대단한 건물에 아름다운 다리 등 어디 나무랄 데가 없지만 긁어 부스럼이라면 가끔 때 아닌 감자탕, 추어탕, 숯불구이 등 대형 간판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사실이었다.

물론 생존경쟁의 목적으로 대형 간판을 탓할 것은 못되겠지만 그래도 어떤 기업이나 사무실 간판 보다 머리 하나 더 큰 아니 하늘을 찌를 듯이 올려 세운 간판은 아무래도 눈살을 찌프리게 했고 주거지마다 들쑥날쑥 곳곳에 음식점에 술집으로 마치 고급스런 음식점에 화장실이 엉망인 것처럼 뭔가 허술하고 안정감이 없었다.

그렇다고 대형 간판으로 장사가 잘 될지 모르나 맛으로 소문 난 음식점은 간판이 작고 건물이 허술해도 손님이 줄을 잇는 거와 같이 뉴욕에서도 가끔 한국인들이 장사하는 곳에서 그런 경우를 보는데 현시대는 광고와 선전시대라고 하지만 조금만 남을 배려하고 무엇보다 지역사회를 생각한다면 그것이 바로 덕이고 겸손이 아닐까 싶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