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의 힘

2013-11-1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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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목사)

사람은 누구나 100% 완전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의 완성도를 향하여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과 성실성은 요구된다. 때로는 1%의 작은 차이가 상상을 초월한 결과를 낳는다. 다음 통계를 보라.

미국 국세청(IRS)에서 매년 납세자에게 보내는 서류 가운데 2백만 통 이상이 분실되고 있다. 매년 2만 건 이상의 의사 처방전이 잘못 발행되고 있다. 병원에서 출산된 신생아 가운데 매일 12명의 아이의 부모가 바뀌고 있다. 사자나 호랑이가 왜 정글의 왕자인가. 작은 토끼 한 마리의 사냥에도 전심전력을 다하기 때문이다. 사자나 호랑이는 사냥할 토끼를 일단 정해 놓으면 중간에 목표를 바꾸지 않는다. 1%의 작은 목표에도 무섭게 집중한다.


건국 이래 외세의 끊임없는 공격에도 의연하게 버텨오던 난공불락의 성 콘스탄티노플의 함락 원인은 의외로 단순했다. 그 당시 비잔틴제국의 용병대장 이었던 주스티니아니 한 사람 때문이었다.

전선의 최선봉에 서서 맹 활략하던 그가 적군이 쏜 대포 파편을 맞고 중상을 입었다. 많은 피를 흘린 주스티니아니는 황제 앞에 나와 “폐하, 저는 힘이 다 한 것 같습니다. 이제 그만 고향으로 돌아가 쉬기를 원합니다. 퇴거를 허락해 주시옵소서.” 라고 청했다.

그러나 황제로부터 간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주스티니아니는 자기만 아는 비밀 문으로 탈출하여 보스포루스 해협 건너 골든 혼으로 도피해 버렸다. 그 바람에 노출된 문으로 오스만 튀르크 군사들이 노도와 같이 들이닥쳤다. 성은 한 순간에 적의 수중에 들어갔다. 한 사람의 비겁한 행동이 천 년 이상을 지켜 온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고 말았다.

반면, 한 사람의 희생적 행동이 나라를 풍전등화의 위기에서 구한 경우도 있다. 노량대첩의 영웅 이순신이다. 노량대첩은 전의를 상실하고 퇴각하려고 준비하고 있는 왜적의 퇴로를 막고, 한 사람도 남김없이 섬멸시키려는 이순신의 회심의 전략이었다.

그런데 왜적을 막아서서 선봉에서 싸우다가 그만 장군은 중상을 입고 쓰러졌다. 그때 그는 말했다. “싸움이 중요하다. 아무에게도 내가 죽었다는 말을 하지 말라.” 장군이 죽은 줄 모르는 조선군들은 사기가 충천하여 왜적을 섬멸시켰다. 한 사람의 희생이 나라를 구한 것이다.

구약 성경에 나오는 룻의 얘기도 이와 똑같다. 무명의 모압 여성 룻 한 사람의 희생이 사사기의 암울한 역사를 바꾸어 다윗 왕정의 새 시대를 열었다. 장정만 5천명을 한 자리에서 먹인 예수님의 오병이어의 기적을 보라. 이 기적도 한 작은 소년의 헌신으로 말미암았다.

놀라운 일은 가끔 작은 한 사람을 통해서 일어날 때가 많고 탁월한 리더는 언제나 작은 일에 디테일하다. 위대한 사람에겐 대강 대강의 철학이 없다. 당신은 리더인가. ‘1%의 작은 힘’을 잊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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