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해질 무렵

2013-10-30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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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한해도 저물어 간다. 남은 인생도 서서히 저물어 가고 있다. 해가 서산을 넘기 전에 볏단을 다 거두어야 할 텐데... 할 일은 많고 마음만 급해진다. 게으른 농부, 석양에 바쁘다. 그래서인지 꿈에서도 쫓기는 꿈을 꾼다. 그나마 남은 시간이 있기에 깨어나서 안도의 한숨을 쉰다.

어차피 다 이루지 못할 바엔 남은 시간에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다. 내일 세상이 끝날지라도 오늘 해야 할 후회 없는 일이 무엇일까?

인생은 연속선상에서 한쪽으로만 가는데, 지나간 과거로는 돌아 갈 수 없고, 다가오지 않은 미래에는 시간을 뛰어 넘을 수 없으니, 생각해 본들 무엇 하랴. 오늘에 집중하자. 지금 내 발자국이 어디로 걸어가고 있으며, 지금 내 입술이 무엇을 말하며, 지금 내 마음이 향하는 그것이 바로 나의 참 모습이며, 나의 미래로 이어진다.

손한익(공인장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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