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광규 박사님 영전에

2013-10-2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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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운섭(맨해튼한국학교 교장)

어제 박사님의 영면 소식을 듣고 참으로 황망하였습니다. 지난 7월 서울 방문시 비가 그토록 나리는 날 임에도 불구하고 정정한 모습으로 만나 주시고 세계의 한인 차세대의 정체성 문제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신 님이십니다.

1년 안식년으로 미국 동암문화연구소에 계실 때 일주에 몇 번 씩 뵙고 한인 차세대 교육에 관하여 많은 의견을 나누게 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님은 더이상 계시지 않으십니다. 미국 한국어 교육이 중,고등학교에서 체계적으로 이루어 지지 않기 때문에 한국어교육에 ‘허리가 없다’고 걱정하시더니 바로 ‘한국어 정규과목 추진위원회’ 설립에 초석을 놓으시고 한국에 귀국하셨지요. 1여년의 짧은 미국 체류 생활에도 불구하고 “뉴욕 한인사회의 현상과 교육문제(2011)”를 출판하셔서 저와 만나실 때 건네주시던 부지런하신 님이십니다.


4월에 제가 재미한인월드 포럼을 결성할 때 그 날로 축사를 보내 주신 참으로 감사하신 님이십니다. 이번 10월 초 서울 방문에 몸이 쇠약하셔서 잠깐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꼭 찾아 뵙고 안부를 드리려고 했는데 일정이 너무 바빠 뵙지 못한 것이 천추의 한으로 남습니다.님은 일찍히 서울대 사학과를 졸업하시고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서 인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은퇴하실 때 까지 서울대 인류학과 교수를 지내셨습니다.

은퇴하신 후에도 재외한인학회 회장, 세계한민족포럼 상임 공동대표,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공동대표, 동북아평화연대 이사장 등도 지셨습니다. 건강이 악화된 최근까지도 사단법인 재외동포포럼을 이끌며 후학을 양성하는 데 힘을 쏟으셨습니다.
님은 가셨지만 님의 숭고한 정신과 학문적 업적, 그리고 재외 동포를 사랑하시는 열정은 영원히 가시지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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