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인간의 영성(靈性) 탐구

2013-10-2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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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 (아동문학가/ 목사)

2011년 베일러(Baylor)대학이 연구한 ‘미국인의 영성 조사’는 “내가 죽으면 하늘나라에 갈 것이다.”고 믿는 사람이 46%, “나의 영성에 대하여는 전혀 생각해 본 일이 없다”는 사람이 44%, ”하느님이 목적을 가지고 나를 태어나게 하셨다.“고 믿는 자가 18%, ”나의 영적 문제 같은 것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고 응답한 자가 28%였다.

신앙의 목적은 영에 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지금처럼 어려운 시대에 영적인 건강이 강조된다. 워싱턴의 매리언 버드 감독은 “지금이야 말로 인간의 영성이 높이 평가되고 건강해져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사람이 된다는 것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우아하고 아름답게 사는 것이다.”고 하였다.


뉴욕의 영화 제작가 애슈리 거스트 씨가 USA Today지와의 인터뷰에서 말한 것이 미국인의 생각을 대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영성 같은 문제와는 거리가 멀리 있습니다. 나를 귀찮게 굴지 마시오. 그렇잖아도 문제가 태산 같고 할 일이 쌓였습니다.” ‘교회가 청장년을 빼앗기고 있다’의 저자 데이빗 킨어맨 박사는 “미국 청장년 열 명 중 일곱 명은 내 생활에서 하느님이나 종교의 영향은 전혀 없다.”고 고백하였다는 것이다.

미국인의 관심은 집모기지 갚는 일과 선호하는 풋볼 팀 정도일 것이다. 이 문제를 특히 연구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 드루이러드 박사는 자기와 상담한 사람들의 30%는 종교적 결혼식을 반대하였으며 결혼에서 믿는 것은 오직 결혼상대뿐이라고 고백하였다는 것이다. 전능자인 신은 그들의 감각 바깥의 일이며 작은 외국 이야기처럼 들린다고 하였다. 자신감, 고귀한 정신, 인간완성, 이런 말들은 결국 신께 대한 신뢰를 다른 말로 표현한 것들이다.

가을의 대지는 신을 찬양하고 모든 수목은 아름답게 불붙고 있지 않은가! 내가 하느님과 함께 산다는 것은 엄청난 의욕, 넘치는 기쁨, 충분한 에너지를 약속한다. 나의 마음과 생각을 감찰하시는 신의 눈은 감기는 순간이 없다. 코치가 운동장 밖에서도 경기를 운영하듯 하느님은 보이지 않아도 그대의 인생을 운영하신다. 하느님은 시인이시다. 아기의 울음도 새의 노래도 모두가 하느님의 시이다.

그러기에 내 이름을 광고한다는 것은 썩 향기로운 일은 아니다. 유명이 사람을 높여 주지는 않는다. 인생은 한 권의 책으로 완성할 필요는 없고 원고로 남겨 두면 충분하다. 내가 창조된 목적은 헌신에 있으며 창조자는 내가 받는 호평에도 악평에도 큰 관심이 없으시다. 그렇다. 허위의 명성에 춤추는 것은 어리석다. 우주의 사랑을 내 몸에 받아 미래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그래도 어리석은 자들은 내 실패의 발자국을 밟을 것이다. 그러나 걱정할 것은 없다. 그들의 승리도 패배도 다 내 탓은 아니니까. 그러니 남의 평가에 신경 곤두서지 말고 그저 나는 내 길을 꾸벅꾸벅 걸어가면 된다.

약으로 고치기 어려운 모든 병들, 예건대 고독 악의 슬픔 좌절 자포자기 등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사랑이라는 묘약이다. 성서는 이 사랑이 육신을 입고 역사 속에 나타난 것이 그리스도라고 말한다. 그는 사랑을 인류에게 유산으로 남겼다.

사랑은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하고, 거친 마음을 잔잔하게 한다. 어떤 사람이 소위 성숙한 사람일까? 사랑을 주고 사랑을 받는 것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사람이 성숙한 인간이다. 아침 이슬에 젖은 장미가 가장 아름답고 눈물에 젖은 사랑이 가장 고귀하다. 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이 계시다. 깊이 사랑하는 사람은 늙지 않는다.

비록 노년이 되어 죽을 것이지만 사랑을 하는 자는 젊은 채로 죽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장소는 사랑이 빠진 마음 구석이다. 범죄 예방을 위하여 도시들은 불 밝히기를 권장하고 있다. 기왕이면 사랑의 불 밝히기도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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