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벨상

2013-10-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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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만 <목사>

노벨상은 스웨덴 출생의 다이너마이트 발명가인 알프레드 노벨(Alfred Nobel)의 유언으로 태동되었다. 1833년 스웨덴의 스톡홀름에서 태어난 노벨은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가 재기를 위해 러시아로 이민을 가는 바람에 일찍이 조국을 떠나 러시아,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를 전전하면서 다양한 공부를 했고, 이때부터 과학자의 길을 걸었다.

그를 거부로 만든 것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광산용 폭탄을 연구하다가 1866년에 우연히 니트로글리세린 액을 규조토에 흡수시켜 만든 다이너마이트의 발명 때문이다. 그가 만든 다이너마이트는 19세기의 대 토목사업 중 하나인 수에즈 운하를 위시하여 각국의 철도 건설과 항만, 다리, 도로 공사에 이용되었고 그는 곧 세계적 거부가 되었다.


결혼을 하지 않았던 노벨은 1896년 12월 10일에 사망하면서 전 재산 3,100만 스웨덴 크로네(당시 달러 가치로 약 900만 달러에 해당하는 거액)를 노벨상 기금으로 남겼다. 그가 번 전 재산을 노벨상 기금으로 남긴 동기는 사랑하는 동생 루드비그 죽음 때문이었다. 동생이 프랑스에서 갑자기 사망했을 때 신문에 ‘죽음을 팔아 돈을 번 거부, 알프레드 노벨 죽다’라는 오보가 나갔다. 아침에 일어나 이 기사를 본 노벨은 자신의 삶을 깊이 성찰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곧 노벨상을 제정하였다.

경제학상은 노벨의 유언과는 관계가 없는 상이지만 스웨덴 국립은행의 창립 300주년 기념으로 1969년에 새로 추가되었다. 그래서 노벨상이 전부 여섯 분야가 되었다.
매년 노벨상 수상자 발표가 있을 때마다 우리를 놀라게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다름이 아닌 유대인의 높은 노벨상 점유율이다. 지금까지 107회의 노벨상이 집행 되었는데 유대인은 그중 약 22%-25%를 차지하고 있다. 유대인의 세계 전체 인구 비율이 0.2% 밖에 안 되는 소수민족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것은 거의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더 놀라운 것은 그들이 가져간 노벨상 중 75%이상이 물리, 화학, 생리 의학과 같은 기초과학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유대인 물리학(Jewish physics)’이라는 별명까지 나왔다. 유대인의 세계화 전략이 기초 과학에서 나온다는 사실은 노벨상 수상을 꿈꾸는 우리나라 지식인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중요한 사실이다.

세계인구 중 0.2% 밖에 안 되는 소수민족 유대인이 노벨상을 22%이상 차지하는 힘이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먼저 모든 역경과 시련을 이기게 만든 성경과 탈무드의 힘에서 나온다. 그 다음에는 대학교나 연구소의 유대인 교수와 유대인 학생 비율에서 나온다.

미국의 아이비리그의 유대인 교수 비율은 35%이고 유대인 학생은 25%이다. 이런 이유로 노벨상 수상 경험이 있는 유대인 교수는 자연스럽게 유대인 학생을 자신의 제자로 받아들이게 된다. 사제 관계가 일단 형성되면 유대인 교수는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유대인 제자를 돌본다. 자기 밑에 들어 온 제자를 새로운 지식의 세계로 이끌어 줄 뿐 아니라, 신앙의 멘토 역할과 인생의 선배 역할도 겸하게 된다.

사실상 여기서 부터 우리는 뒤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의 자녀들도 대학이나 연구 기관의 노벨상 수상자의 제자로 들어가 그 밑에서 겸손하게 배우는 도제 정신(徒弟 精神)이 활성화 되어야 한다.

금년도 노벨 문학상은 캐나다 단편 소설가 엘리스 먼로에게 주어졌다. 글 쓰는 62년 동안 그는 웨이트리스, 도서관 사서, 책방 주인의 평범한 삶을 살면서 단편만 13편을 남겼다. 작품 하나를 완성 하는데 평균 4년 7개월이 걸린 셈이다. 우리에게 먼로와 같은 끈기, 순수한 열정, 창의성만 보완된다면 노벨상의 길은 멀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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