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민자 대행진에 참여합시다!

2013-10-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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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최 (민권센터 교육·홍보 담당)

올해는 한인들이 미국에 정착한지 11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다. 100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한인들은 피땀흘려 미국이 현재의 모습으로 발전하는데 기여해 왔다. 이제 한인사회는 이 땅의 당당한 주인이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커뮤니티의 하나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그런데 2013년 오늘 아직도 한인 커뮤니티에는 미국사회의 그늘에서 힙겹게 삶을 꾸려가는 사람들이 있다. 미 전체에 약 2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서류미비자 한인들이다. 이들은 합법화의 길이 막힌 상태에서 어떤 가정은 이민단속과 추방으로 가족 생이별의 아픔에 처하기도 한다.


나는 지난 2010년 미동부에서 한인 최초로 서류미비자인 신분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이민개혁을 향한 전진을 시작했다. 그 당시 나의 위험한 결단을 많은 사람들이 말렸다. 하지만 나는 답답한 내 상황을 스스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과감한 행동을 택했다. 한국방문을 못해 조부모님의 장례식에 참석못하고 큰 누나의 졸업식도 사진과 비디오로만 보기가 싫었다. 그리고 밤마다 이민단속국에 쫒기는 악몽에도 지쳐있었다. 무엇보다 서류미비자이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은 드리머(드림액트 수혜대상 젊은이)로 살고 싶었다.

이후 나와 같은 처지의 전국의 드리머들과 연대해 활동을 벌이고 드림액트와 이민개혁 캠페인에 매진했다. 우리의 노력은 조금씩 효과를 발휘해 여러 드리머들과 함께 나는 2012년 6월 14일자 타임지 표지사진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어서 다음날 오바마 대통령은 서류미비 청소년 추방유예 정책(DACA)을 발표했다. 추방면제 판정과 함께 제공된 노동 허가증은 나에게 다소간 위안을 주었다. 그러나 이는 유효기간이 2년짜리인 한시적 조치다.

이민개혁은 단지 서류미비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이상 현실과 부합하지 않은 낙후된 이민제도의 폐해는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심각한 이민업무 적체로 합법 이민자들도 가촉초청을 위해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한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대량은퇴로 예상되는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현재의 취업 비자 시스템은 심각한 결함을 안고 있다. 또한 이민개혁은 미국의 미래상을 결정짓는다. 미국이 앞으로도 다인종이 공존하는 사회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2등 시민을 양산하는 국가가 될 것인가 하는 결정이 이민개혁에 달렸다.

바로 이런 이유로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이민개혁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고도 연방하원에서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지금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이민개혁에 대한 꿈을 이어가야 한다. 그래서 한인들의 목소리와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

오는 10월 5일 토요일 브루클린 캐드만 플라자에서 민권센터와 뉴욕이민자연맹 등 이민자, 사회단체들과 정치인, 종교지도자들까지 힘을 합쳐 이민개혁 촉구 이민자 대집화와 행진을 벌인다. 그날 100여 개에 육박하는 타주의 도시들에서도 동시다발로 행진을 개최할 예정이다. 미정치권에 이민개력을 원하는 이민자 커뮤니티의 열망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압박을 가할 기회다. 당일 참가를 원하는 한인분들은 민권센터(718-460-5600)로 문의하면 된다.

서류미비자 드리머로 그리고 이민개혁 운동 활동가로 나는 한인 동포들에게 호소한다. “여러분, 이번이 제게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이민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미국은 이민단속만 난무하는 불합리한 길을 가게 됩니다. 오는 5일 저와 여러 이민자들과 함께, 우리 커뮤니티와 미국의 미래를 위해 행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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