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에서 자라나는 아이들

2013-09-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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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 (아동문학가 / 목사)

필자는 커네티컷, 뉴욕, 뉴저지에서 25년 동안 목회하며 많은 한인이민자들과 그들의 자녀들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대체적으로 동포들 자녀는 학업 상황이 만족할 만하며 그 행동 면에서 말썽도 많이 부리지 않아, 미국사회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것이 부모들의 평이다.

파라무스에 위치한 이민아동 연구센터의 루 영 소장이 8년 간격(2001년-2009년)으로 동양계 이민 아동을 비교 연구한 보고 중 몇 가지를 소개한다. 동양계 아이들의 미국 동화 상황은 매우 신속하다. 미국인 70%가 ‘동양계 이민들은 미국을 위하여 도움이 될 것이다.’고 답하였는데, 이는 9년 전의 49%에 비하면 비약적인 상승이다. 그리고 57%의 미국인은 ‘동양계 이민자들은 빨리 성공 한다’고 다소 질투에 가까운 반응을 보였다.


45%의 미국인은 ‘동양계 이민은 미국보다 자신의 조국에 더 밀착되어 있다’고 반응 하였다. 이는 9년 전의 37%에 비하면 상당히 증가된 숫자로서 미국 사회에의 동화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못했음을 나타내고, 28%의 응답자는 ‘동양인을 사귄 일은 전혀 없다.’고 답하였으며, 11%는 ‘자기의 가족이 동양인과 결혼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동양인과의 결혼을 부정적으로 응답한 9년 전의 24%에 비하면 많이 동양계를 긍정적으로 보게 되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만일 동양계가 대통령 후보로 나온다면 표를 주겠느냐’는 질문에 대하여는 ‘주겠다’고 답한 것이 9%뿐이었다.

최근의 이민(미국 도착 2년 미만) 자녀를 연구한 남매 심리학자, 말세로와 캐롤라 수아레츠-올로지코 박사 팀은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중학교 20곳, 총 400명의 학생을 상대로 조사하였는데 동양계 이민은 자기들의 직업을 빼앗을 대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보였다고 한다. 그리고 “동양계 이민들은 학교 일에 능동적으로 참가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고, 응답자의 3분의 1은 ‘동양인과 친구가 될 기회가 적다.’고 답하였다.

이 연구는 좋은 소식도 전하였다. 동양계 학생 약 4분의1은 학교에서 공부를 잘 하는 편이며 11%의 동양계 학생은 아주 우수하다고 보고하였다. 학부모들은 ‘특히 이민자 학생의 경우, 지역사회 지도자 즉 코치, 상담자, 목사 신부 등 성직자의 도움이 절대 필요하다.’고 진술하였다. 이상과 같은 부정적인 면에서 1.5세보다는 미국서 출생한 2세가 더 심각한 문제를 가진다고 지적하였다.

솔로몬의 시에 “자식은 여호와의 주신 기업이요 태의 열매는 그의 상급이로다. 자식은 장사(용사)의 수중의 화살 같다.”(시편 127:3-4)는 말이 나온다. 어린이는 하나님이 주신 유산이다. 그들은 화살과 같다. 미래를 향하여 우리의 이상과 계획과 신앙을 쏘아 보내는 화살이다. 어린이는 내일의 주인공, 우리의 생각과 가치가 실현될 우리들 자신의 미래이다.

예수는 “나를 믿는 이 작은 사람들(어린이들) 거운데서 하나라도 죄 짓게 하는 사람은 차라리 자기 목에 연자 맷돌을 달고 바다 깊숙이 던지는 편이 낫다.”(마태 18:6)는 심한 표현도 서슴치 않으셨다. 아이를 잘못된 길로 인도하는 것보다 죽는 편이 낫다는 과격한 말씀이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어린이 헌장 제1조는 “어린이는 따뜻한 가정에서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로 되어 있다. 어린이라는 꿈나무의 토양은 따뜻한 가정이다. 싸우는 가정, 억압적 분위기의 가정, 싸늘한 가정에서 내일의 꿈나무가 맑고 아름답게 자랄 수는 없다. 동시에 ‘사랑 속에 자라야 한다.’ 사랑이라는 햇볕에 듬뿍 쬐이며 자란 아이와 사랑 결핍 속에 시들시들 큰 아이와는 큰 차이가 있다. 새 학년을 맞아 아이들을 학교에 보냈다. 그러나 어린이와 청소년 교육을 학교가 다 하는 것이 아니다. 인간교육, 인격교육의 면에서는 오히려 어머니와 아버지의 역할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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