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위기를 넘기는 지혜

2013-09-11 (수)
크게 작게
여주영(주필)

그리스의 총사령관으로 전쟁으로 인해 폐허가 된 아테네 재건에 성공한 페리클레스가 150척의 배를 지어 어느 날 병사를 태우고 막 출범하려고 했을 때의 이야기다. 갑자기 일식이 일어나 병사들 모두 재앙이 일어날 징조라고 하며 겁을 집어 먹었다. 그러나 페리클레스는 조금도 동요하지 않고 출항을 주저하고 있는 키잡이 머리에 갑자기 자기 망토를 덮어씌우고 이렇게 물었다.

“너는 망토를 써도 무서우냐?” 키잡이는 “아니요 조금도 무섭지 않습니다.”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페리클레스는 “그렇다면 대관절 망토와 일식이 무슨 차이가 있단 말인가? 다만 망토보다 일식이 조금 클 뿐이다.” 라고 하였다. 생각에 따라 차이가 클 수도, 작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이야기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가 바로 이런 긍정적인 사고와 도전정신이 필요한 때가 아닐까. 수년 전 베어스턴스와 리먼 브라더스 같은 대기업들과 월스트릿 금융가의 줄지은 도산으로 미국은 아직까지 장기적인 경기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이미 이보다 앞선 지난 2001년 발생한 9,11테러 이후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다행히 9.11의 아픈 상처는 페리클레스가 아테네재건에 성공한 것처럼 자유를 갈망하는 모든 미국민들의 뜨거운 열망과 적극적인 성원속에 말끔히 치유됐다. 비행기 폭파를 이용한 테러집단 알카에다의 무차별 공격으로 3,000여명의 무고한 시민들과 소방관들의 영령이 잠들고 미국의 상징이던 세계무역센터(WTC)의 잔재만이 남아있는 그곳, 그라운드 제로에는 이제 또 다시 새 빌딩 ‘윈월드트레이드센터(프리덤타워)’가 들어서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국은 다시 한 번 세계만방에 초강국의 위력과 면모를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이는 여전히 미국의 위상이 건재함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니겠는가.

이제 우리가 할 일은 지금의 이 침체된 경제상황에서 어떻게 잘 대처해 나가느냐다. 연방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엄청난 액수의 경기부양책을 폈지만 아직까지 우리 서민의 갈증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러나 최근 골드만삭스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뉴욕증시가 연말까지 최소 5% 상승폭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대도시 집값도 상승폭을 이어간다는 청신호가 주택시장에 켜졌다. 이처럼 요즘 여러 긍정적인 경제지표와 경제전문가들의 고무적인 분석이 잇따르고 있어 지금의 침체상황이 조만간 풀리지 않을까 기대된다. 그때까지 이 고비를 잘 넘기려면 긍정적인 사고와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그것은 각자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

어느 공사현장에 세 명의 벽돌공이 있었다. 한명에게 지금 뭐하느냐고 물으니 “보면 모르냐, 벽돌을 쌓고 있다.” 무뚝뚝한 표정의 또 다른 사람은 “몰라서 묻느냐, 돈을 벌고 있다.” 마지막 벽돌공은 미소 띤 얼굴로 “아름다운 성당을 짓고 있는 중이요.” 라고 했다 한다. 삶의 목적과 일에 임하는 태도가 개인마다 판이하게 다름을 보여주는 예화이다.

극단의 경쟁사회, 파괴적인 혁신이 요구되는 이 시대에 우리가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책에서 보니 마침 좋은 글이 눈에 띤다. 큰 뜻을 세우고 늘 새로워지려고 노력하며 물이 흐르듯 소통하는 정신으로 단단히 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어려운 시기를 잘 해쳐나가는 바람직한 지혜라고 한다.

역사를 볼 때 그동안의 세상은 너무나 빠르게 변화했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 세계화의 신속한 진전으로 그 속도를 따라 잡기가 어려운 현실이다. 그렇다고 해도 늘 가슴 뜨겁게 달구는 감동, 그런 강렬한 꿈이 있어야 한다. 누군가 말하기를 “사람의 몸은 심장이 멎을 때 죽지만 사람의 영혼은 꿈을 잃을 때 죽는다.” 매사 우리가 적극적으로 살아야 하는 이유다. 이를 두고 어느 위인이 말했다. “중단하는 자는 성공하지 못하고, 성공하는 자는 결코 중단하지 않는다.”
juyoung@koreatimes.com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