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사설/ 한인소녀의 친모 살해사건, 착잡하다

2013-09-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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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주에서 발생한 한인 10대 소녀 어머니 흉기 난자 사건은 한인부모들에게 많은 점을 일깨운다. 아울러 한인청소년 문제에도 경종을 울린다. 아직 채 성인도 되지 않은 어린 소녀가 어머니의 얼굴과 목 부위 등을 79차례나 찔러 살해했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지 않는 일이다.

소식을 접한 한인부모들은 이 사건이 비록 타주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섬칫함과 안타까움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어떻게 해서 이런 사건이 발생했을까? 한인부모들은 다 같이 이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이 사건은 결코 남의 집 일이고, 남의 집안 자녀의 일로 그냥 치부해버릴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10대 자녀를 둔 한인부모 모두가 자녀와의 관계에 평소 대화나 생활에서 마찰이나 갈등이 흔히 있어왔다는 점에서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가정의 참극이 결코 남의 집 일로만 넘겨버리기가 쉽지 않다.

보도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용의자인 10대 소녀의 부모와의 관계는 평소 원만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로인해 어머니와의 잦은 말다툼, 더군다나 어머니가 생업에 너무 바쁘다 보니 딸과 의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사이가 더욱 악화일로를 치달아 이번 사건이 발생한 게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이 따른다.


우리는 이 사건이 여기까지 오게 된 이 집안의 분위기나 부모와 딸 사이의 문제점은 사실 정확하게 모른다. 단지 드러난 결과만을 볼 때 너무나 안타깝고 가슴이 아플 뿐이다. 사건을 저질렀을 당시 그 10대 딸의 마음 상태가 어떠했을 것이며, 막다른 처지에 놓여있던 어머니의 입장이나 심정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면 도무지 남의 일같지 않다.

우리는 이 사건을 보면서 청소년 문제, 혹은 가정교육 운운하기에 앞서 먼저 우리 어른들이 자녀들과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같이 아픔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가 하는 자성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 또 충격보다는 이번 비극적 사건에 함께 아픔을 나누며 부모들은 모두 나와 내 가정, 내 자녀와의 관계에서 문제가 없는 가 성찰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물론 가정문제 관련 상담기관에서도 이번 사건에 더욱 깊은 관심을 갖고 유사 문제해결에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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