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국기업들의 환원자세

2013-08-30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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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리(브루클린)

어제저녁 링컨센터 아웃도어 무료음악회를 갔었다. 이번 여름을 마감하는 마지막 밤이라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밴드음악과 피아노 콘서트를 즐기는 모습이 아주 좋아 보였다. 지난주에는 한국에서 온 풍물음악단이 좋은 공연을 보여주어서 너무 흐뭇한 마음이었다. 우리나라의 위상과 문화를 소개하는 좋은 시간이었지 않나 싶다. 한 가지 아쉬웠던 것은 음악회 전반을 도요다 자동차에 제공된 도네이션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현대, 삼성. LG 세계적인 기업으로 선두를 향해 달리는 우리의 역군들이 돈만 벌어가는 돈벌레들이 아니라 이 미국 땅에서 베풀 줄도 알고 고마움을 표시할 줄도 아는 기업이라는 것을 알려주었으면 한다. 특히나 LG는 팰리세이드 팍의 경관을 해치는 빌딩을 짓는다고 연일 언론매체에서 융단폭격식의 비판을 받고 있는데 좀 더 미국 환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편에서 그 시각으로 입장을 바꿔보길 바란다. 맨하탄 그 넓은 금싸라기 땅을 센트럴 팍으로 가꾸고 무료로 공개하고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공원을 가꿔가는 것을 보면 이 나라의 문화는 정말 존경할만한 특별한 것이 있는 것 같다.


뉴욕도 9.11을 겪은 후 많은 것이 달라지고 있다. 상처받을 영혼들이 위로받을 곳을 찾아 자연에서나마 위로를 받고 싶어 헤매는 가여운 군상들로 이루어진 것 같다. 타임스스퀘어 처치를 다니며 매주 일요일 51가 브로드웨이 선상에서 6년간 전도를 해본 나는 수많은 홈레스들을 만나게 된다. 나 역시 비즈니스가 옛날 같지 않아 넉넉하지 않지만 일요일 하루는 햄버거 값을 넉넉히 준비해 본다.

매주 42가 길에서 홈레스들을 모아서 예배를 드리는 전도하는 여인 그레이스를 생각해보며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홈레스들에게 그 회사의 마크가 찍힌 청소복을 입혀 타임스스퀘어를 청소시키고 그들에게 일당을 주어 뉴욕시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준다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까 꿈을 꾸어 본다. 한국의 기업들이여 돈을 벌고 싶으면 돈을 환원하시라 빛이 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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