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디자인.패션 산업.공학.순수예술 등 폭넓은 범위 아우르는 학교 유명
1967년 개관한 패션 박물관은 복식사 연관된 다양한 자료 전시해 주목
■실용적인 학풍으로 더욱 유명한 FIT
첼시 지구의 경계, 그러니까 7애비뉴 27번가 쪽에 가까워지자 기묘한 디자인을 한 건물이 위압감을 준다. 이곳은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소위 FIT로 불리는 패션 학교다. 이름에서 느껴지는 특별한 인상. 보스턴에 자리한 MIT처럼 ‘일종의 기술학교’ 같은 이미지조차 강하게 풍긴다. 뭔가 정형화된 느낌의 기술과 유연한 패션이 안 어울리는 인상을 주지만, 도리어 그런 괴리감이야말로 이 학교가 지닌 특수성이 아닐까 싶다.
1944년 뉴욕주립대의 하나로 개교한 이곳은, 기본적인 패션 디자인과 함께 패션 산업·공학, 나아가 순수예술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범위를 아우르는 학교로 유명하다. 뉴욕의 여타 학교처럼 실용적인 학풍을 전면에 내세운 FIT는 현재 10,000명에 달하는 학생 수를 자랑하는 ‘메가 아트 인스티튜션’이기도 하다.
아트 스쿨치고는 비교적 많은 학생 수와 교수진, 게다가 업계 실무에 종사하는 이들을 학생과 강사로서 폭넓게 받아들여 온 전통은 빛나 이곳을 ‘세계 5대 패션 스쿨 중 하나’로 끌어올렸다. 현재 이곳 캠퍼스는 강의동과 미디어 스튜디오, 디자인 워크숍 룸, 연구실 등 총 9개 빌딩으로 구성되었으며, 출신 동문으로는 디자이너 캘빈 클라인과 마이클 코어스 등이 널리 알려져 있다.
■전미 최대 수준의 패션 박물관도 자리해
FIT가 여타 패션 스쿨들과 비교해 특별한 이미지를 갖는 데는 교내 한편에 자리한 패션 박물관 The Museum at FIT의 공이 컸다. 1967년 독립된 형태와 공간으로 7애비뉴 출구 쪽에 문을 연 박물관은 복식사와 연관된 다양한 자료를 전시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매 시즌 기획되는 특별전은 관련 학생 뿐 아니라 업계 종사자, 패션에 관심 있는 일반인까지도 끌어들여 남다른 대중성을 어필한다. 고대 의상사 분야의 권위자로 알려진 발레리 스틸 박사가 2003년 관장으로 임명된 이래, 이곳의 컬렉션과 전시는 한층 더 깊이를 더하게 되었다.
이곳의 패션 박물관은 기본적으로 네 가지 테마로 작품을 구성·전시한다. 장신구 컬렉션을 비롯해 고대·중세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의상 컬렉션, 그리고 원단 컬렉션과 디자인 / 패션사를 기록한 사진 컬렉션이 중심을 이룬다. 그 수는 의상과 장식품 포함 5만점 이상에 이르며, 원단 견본이나 유명 브랜드의 샘플 북의 경우 25만여 점에 달해 놀라움을 안긴다.
또한 이곳에는 소속 학생 및 교수가 전시할 수 있는 공간과 특별전 공간, 그리고 상설 컬렉션을 돌아가며 전시하는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의의를 더한다. 가히 패션과 연관된 박물관으로서 전미 최대 수준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게다가 입장료도 무료이며, 평일 전시 역시 비교적 늦은 시간까지 이뤄지므로 한번쯤 방문해 보면 좋을 듯싶다.
▲주소 : 7 Ave at 27th Street / 문의 : (212) 217-4558 / 요금 : 무료
▲오픈 : 화-금 12:00-20:00, 토 10:00-17:00 / 홈페이지 : fitnyc.edu/museum
봉제공장. 쇼룸.도매점 등 패션업 관련 다양한 시설 대거 밀집
■ 뉴욕 패션의 본산, 가먼트 디스트릭트
기본적으로 미드타운 7애비뉴, 조금 더 크게 보면 34~42번가 5~9애비뉴 사이에 자리한 지역을 ‘가먼트 디스트릭트Garment District’라 부른다. 일대에는 유명 패션학교를 비롯해 봉제공장, 디자이너 스튜디오, 쇼룸, 텍스타일 도매점, 대형 창고 등 패션업과 관련된 다양한 시설들이 대거 밀집해 있다. 20세기 중반 뉴욕이 세계 패션의 중심지로 유명해지면서 함께 각광받기 시작한 이곳에는 유명 디자이너들을 기념하는 ‘패션 명예의 거리(Fashion Walk of Fame)’까지 곳곳에 자리해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