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인체 내 면역세포를 파괴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상하이와 뉴욕의 과학자들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의학 전문지 ‘세포분자 면역학’(Celluar & Molecular Immunology)에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실험실에서 배양된 T세포를 결합하는 실험을 한 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가 T세포에 침투해 인체를 보호하는 T세포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을 발견했다.
T세포는 인체에 침투한 병원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역할을 하는 면역 세포의 일종이다.
2003년에 대유행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경우 T세포에 침투하는 능력은 없었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코로나19가 에이즈 바이러스(HIV)처럼 인체의 면역체계를 공격한다는 일선 의료진의 관찰 결과와 일치한다.
코로나19 환자들을 치료하는 베이징의 한 의사는 “코로나19가 때로는 직접 인체의 면역체계를 공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의료진 사이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며 “더 많은 사람이 코로나19를 HIV 등과 비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에는 중국 인민해방군 면역학연구소 연구팀이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일부 고령자나 중환자의 T세포가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임상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T세포가 줄어들수록 사망 위험은 더 커진다.
이후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사망자를 부검한 20여 건의 사례에서 면역 체계가 철저하게 파괴된 것을 발견했다. 이들의 내부 장기 손상은 사스나 에이즈와 유사했다고 의사들은 전했다.
일부 코로나19 중환자는 면역 작용이 과다하게 이뤄져 정상세포까지 공격하는 ‘사이토킨 폭풍’ 증상이 발견되기도 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