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복(福) 있는 사람

2013-08-27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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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규 <목사>

모든 사람은 복(福)을 받기 원하고, 복을 받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며, 복을 받기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어디든 뛰어든다. 이렇듯 복이라는 단어 하나는 사람의 삶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다. 과거 조상들은 복이 좋아 숟가락에도, 밥그릇에도, 옷에도, 베개에도, 이불에도, 심지어 벽과 천정에도 복이라는 글자를 새겨 넣어 사용하여 왔다.

중국인들은 복을 좋아 한 나머지 황제(왕)를 상징하고 돈을 상징하는 금(金)색을 가장 선호하고 금색은 행운과 재물을 가져다준다고 하여 사람이 살아가기에 필요한 모든 곳에 금색을 칠하고 금색으로 된 선물을 주고받기를 좋아하며 살아가고 이와 같은 습성은 곧 중국인의 민족성까지 되었다.


사람들은 복 받은 것은 곧 돈이 많아 부자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고 심지어 부정한 방법으로까지 돈을 모으려고 한다. 물론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복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누구나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고 싶고, 복을 많이 받아 가정이 잘되고 모든 일에 형통하기를 원할 것이다. 그런데 돈을 벌고 복을 받는 비결과 원칙은 무시하고 무조건 돈만 벌고,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면 큰 복을 받은 것으로 착각한다.

돈은 부자로 만들어 줄지는 모르지만 부자가 되었다고 복을 받은 것은 분명히 아니다. 아무리 부자가 되었다고 해도 가정과 삶에 돈으로 인한 화평과 평안이 사라지면 돈으로 인해 행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불행으로 치닫는 경우를 주변에서 종종 본다. 그래서 졸부(猝富;졸지에 부자가 된 사람)라는 단어가 생겨났고 갑자기 돈을 벌었기에 돈의 소중함을 모르고 돈을 쓸 줄도 몰라 자신만을 과시하는 사람들을 표현하는 현대판 신조어가 생겨났다.

졸부들은 갑작스럽게 벌어들인 많은 돈으로 처음에는 돈을 물 쓰듯 쓰다가 죄의식, 정서불안, 공허감, 우울증 등에 시달리게 되는 경우가 생기게 되고 이를 영어로는 Sudden Wealth Syndrome의 약자로 ‘SWS’라고 부르는 ‘졸부증후군(SWS)’이라는 단어도 생겨났다. ‘돈은 곧 복이다.’라는 말 보다는 오히려 ‘돈은 때론 화가 되기도 한다.’라는 명제를 남기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돈이 곧 복이 되게 하는 방’은 무엇일까? 돈은 정직하게 벌어야 하고, 많이 벌기 위해 욕심내지 말아야 하며, 필요한 만큼만 있어도 된다는 생각으로 돈에 대한 적정선을 그을 수 있어야 하며 번만큼 가진 만큼 사회를 위해 환원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자신을 위해 쓰기 보다는 남을 위해 쓸 줄 아는 사람이 돈을 소유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쌓아놓기 위해 버는 돈이 아니라 선하고 의로운 곳에 쓰기 위해 버는 돈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돈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없으면 갑자기 돈이 생겼을 때에 당황하게 되고 졸부증후군에 걸릴 가능성이 커지게 된다.
돈으로 인한 복을 받기 위한다면 정직하게, 성실하게, 겸손하게 벌고 써야 할 것이다. 돈에 대한 환상을 버리고 복에 대한 기준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 복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마음의 평안과 기쁨과 행복으로 복이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아야할 것이다. 그렇다면 ‘복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나쁜 사람의 말을 듣지 않는 사람이다. 나쁜 사람은 자신의 유익을 위해 남을 이용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쁜 사람과 멀리하는 사람은 곧 복 있는 사람이다. 나쁜 사람과 함께 걷지 않는 사람이다. 나쁜 사람은 자신의 유익을 위해 남을 팔아먹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쁜 사람과 함께 걷지 않는 사람은 곧 복 있는 사람이다. 나쁜 사람과 함께 먹지 않는 사람이다. 나쁜 사람은 자신의 유익을 위해 남을 죽이려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쁜 사람과 함께 먹는 자리에 앉지 않는 사람은 곧 복 있는 사람이다.

복은 어디로 부터 오는가? 하나님께로 부터 오는 복, 그 복이 참된 복이다. 복 있는 사람은 바로 하나님께 속한 사람이다. “복 있는 사람은 악인의 꾀를 좇지 아니하며 죄인의 길에 서지 아니하며 오만한 자의 자리에 앉지 아니하고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시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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