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항상 감사하며

2013-08-2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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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일(웨체스터)

와잇플랜에서 코너에 있는 드라이클리닝 가게를 하고 있을 때 매일 가게 앞을 지나는 맹인이 있었다. 정확한 시간에 출퇴근 하는 그는 막대기 하나를 의지하고 다니던 중 어느 날 세탁물을 가지고 왔다 3일 만에 찾아갔다. 약 1년 후 시청에 일이 있어 갔더니 그가 매점에서 일하고 있었다.

간단한 스낵과 커피를 시켜서 “스낵과 커피 값이요.” 했더니 “안녕하십니까, 스타클리너에서 오셨군요. 요즘 장사는 어떠십니까?” 한다. 놀랄 준비도 없이 그냥 “네 네” 하고 돈을 주니 옆에서 다음사람이 계산하는 것을 보는데 100달러짜리를 주니 인사하며 정확하게 계산을 했다.


그걸 보니 나는 그보다 더 가진 것이 부끄러웠고 죄지은 것 같았다. 그는 내게 무언의 가르침을 주고, 내 안에 잠재해 있는 것들을 꺼내게 했다. 생명체의 어떤 특정한 기관이 활동력을 잃어 같은 종류에 속하는 다른 생명체에 비해 불리한 상태에 빠지면 제2의 활동분야에서 기능이 월등해져 제1의 활동분야 약점을 메워준다고 한다.

장님의 경우 눈뜬 사람이 보통사람의 촉각보다 그 촉각을 섬세하게 발달시키는 경향이 있고 귀도 더욱 발달시킨다. 대 서사시인 호메로우스가 장님이면서 눈뜬 사람들이 찾지 못했던 기묘한 지혜지식을 파내어 오늘의 많은 사람들에게 그 많은 것을 공급하듯 매점의 장님과 호메로우스가 어찌 인고와 질고와 험로가 우리 보통사람들과 같을 수 있겠는가? 성격은 현재의 고난은 장차 나타날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다고 했다. 우리는 가진 것에 만족하며 항상 감사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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