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주부의 가치

2013-08-14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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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때로 중년부부에 관한 글을 보게 되면 위기극복으로 남편과 아내가 서로 동의하에 별거가 해결책인 것처럼 소개되곤 한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별거를 하게 되면 오히려 이혼으로 결혼생활이 마감되지 않을까. 멀리 사는 자식들을 찾아가는 등 자연스럽게 며칠씩 떨어져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어느 누구와 결혼해도 서로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참고 인내해야만 결혼생활이 잘 유지 된다는 것을 터득한지 오래이다. 아무리 이상형이랑 결혼을 한다고 해도 이십 년 정도 산 부부의 경우 대체로 서로 소 닭 보듯 하는 관계가 되기 싶다.

최근 50대 내 친구가 치매로 성격이 변하게 돼 가슴이 몹시 아프다. 자기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지 않고 자식들을 위한다고 장기간 밤잠을 줄여 두 세 시간 밖에 못 잔다고 호소했었는데, 그런 좋지 않은 시간 스케줄 때문에 주부인 자신은 결국 이른 치매에 이르게 되었다. 과연 주부의 가치가 얼마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좋은 엄마, 아내가 되기 위해 열심을 다하다 일찍 치매에 걸려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일부 한인주부들처럼 되고 싶지 않다.

김영숙<우드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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