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일본 군국주의의 부활

2013-08-12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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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영(전 언론인)

일본의 군국주의가 빠르게 부활, 득세하고 있다. 일본 자민당 우익정권은 최근 공격적 군사력 확보를 처음으로 제안하는 방위청 보고서를 내놓음으로써 재무장의 길로 한걸음 다가섰다.지난 6일 히로시마 원폭투하의 날에는 요코하마 군항에서 일장기와 욱일승천기를 장식한 2만 7,000톤급 준 항공모함이 진수되었다. 이로써 "분쟁해결의 수단으로서 무력행사는 이를 영구히 포기한다" 는 일본 평화헌법 제 9조 전쟁포기 조항은 빛을 잃게 되었다.

60년 가까이 장기 집권한 일본 자민당 정권은 ‘자위대’ 란 이름아래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무력을 증강, 해군과 공군무력은 지금 세계 3,4위에 이를 정도의 군사대국이다. 현대판 포함외교의 심벌이자 공격무기의 챔피언인 항공모함을 원폭투하의 날에 맞춰 바다에 띄운 것은 패전의 치욕을 설욕하고 복수를 다짐하는 상징적 의미로 해석되어 중국 등 이웃 아시아 피해국들은 우려하고 있다.


같은 2차 대전 패전국인 독일과 달리 일본은 피해국들에 대해 사죄하고 배상하는 과거사 정리와 전후처리가 깔끔하지 못하였다. 소련과의 냉전에 이용하기 위해 미국은 일본의 전범들과 전쟁재벌들에 관용을 베풀었고 이들은 정치적으로 득세하였다.
이들은 그동안 경제대국에 걸맞게 정치, 군사대국으로 발돋움하고 패권을 되찾는 정책에 혈안이 되어 매달렸다. 특히 36년간 혹독한 식민통치로 짓밟았던 이웃나라 남북한에 대해선 지금도 사죄, 배상하지 않고 있다.

일본 자민당은 최근 참의원 선거에서도 승리하였으나 개헌선 확보에는 실패하였다. 군국화와 재무장에 걸림돌인 평화헌법__일본우익은 오랫동안 이것과 싸워왔다. 아베내각 아소 타로 부총리는 최근 개헌을 위해 호헌파와 시끄러운 정쟁을 포기하고 나치스가 바이마르 헌법을 소리 없이 무력화 시키듯 조용하게 평화헌법을 없애버리고 개헌의 효과를 달성하자는 내용의 주장을 펴 파문을 일으켰다. 히틀러는 집권 후 독일인들의 자랑인 바이마르 헌법을 그대로 둔 채 무력화 시켰다.

히틀러가 없애려던 바이마르헌법은 전 세계 민주주의 헌법의 본보기이자 공공이익을 개인의 소유권에 우선하는 소유권 의무조항을 인류역사상 처음으로 헌법에 구현하였다. 독일과의 전쟁에서 가장 큰 인적, 물적 피해를 입은 소련은 전후처리과정에서 전범들을 철저하게 응징, 나치스는 괴멸되었고 전후독일은 피해를 입힌 나라들에 대해 배상하였고 지금도 배상하고 있다.

아베와 아소는 일본 A급전범의 손자이고 전쟁협력업체 경영자의 아들이다. 이들은 이웃 한반도에서 전쟁이라도 일어나면 상륙하여 옛 식민지를 다시 차지해보려는 망상에 젖어 있는지도 모른다. 남북한이 분열하고 서로 싸우면 이들은 쾌재를 부른다. 남북화해 및 협력, 통일이 꼭 이뤄져야 하는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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