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예루살렘에서 가장 거룩한 곳

2013-08-01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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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가 있었다. 한 형제는 자식이 없고 한 형제는 자식이 있었다. 아버지가 죽자 형제는 똑같이 재산을 분배받았다. 형제는 농부였는데 수확한 옥수수와 사과를 나누었다. 밤이 되자 아우는, 형님이 처자식이 있어 고생스런 일이 많을 것 같아서 형님 곳간에 사과와 옥수수를 갖다 놓았다. 형 또한 자기는 처자식이 있으나 노후가 걱정 없으나 아우는 처자식이 없기에 노후를 위해 식량을 비축해 놓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옥수수와 사과를 동생 곳간에 갖다 놓았다.

아침에 형제가 깨어나 자신들의 곳간에 가 보니 어제와 같이 똑같은 양의 곡식이 쌓여 있었다. 이런 일이 사흘 동안 계속되었다. 나흘째 되던 날 밤 형제가 서로 상대방 곳간으로 곡식을 실어 나르는 도중 길에서 마주치게 되었다. 두 사람은 곡식을 내던지고 얼싸안고 울었다. 이 두 형제가 얼싸안고 울었던 곳이 바로 예루살렘에서 가장 성스러운 장소로 전해지고 있다.

힘들어하는 형제를 쳐다보지도 않는 형제가 주변엔 있다. 성경은 반복해 못이 박히도록 설파한다. 형제의 가난과 아픔을 모르는 체 하는 형제는 잘못된 믿음이라고.
한 사람으로 인하여 가족이 이민을 와서 수년이 흘러 각자 열심히 일한 덕으로 잘 살고 있다. 어쩌다 그 한사람이 제일 가난하고 힘들게 됐다. 그러나 자리 잡은 형제는 외면하고 있다.

랍비 아카바가 로마에 끌려가서 총독이 물었다 “너는 어찌하여 하나님을 믿는데 가난했느냐” 아카바는 “나는 지옥의 고통보다 가난의 고통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한다” 하였다. 나는 오늘도 믿음에 깊이 응고된 저 한 사람을 멀리서 지켜본다. 예루살렘 형제와 우리의 형제는 같을 수 없을까.
조성구(목회학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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