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LG사옥 신축, 이대로 좋은가?

2013-07-3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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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잉글우드 클립스 LG사옥 신축이 최근 보류중이다. 타운 건축높이 규정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는 환경단체들이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 이후 4명의 전직 뉴저지 주지사들이 사옥신축에 반대하는 뜻을 LG기업 사장앞으로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수백만명이 즐기는 역사적인 장소가 훼손되고 암벽절경이 망쳐질 것에 대한 우려에서다. 뉴욕타임스와 뉴저지지역 최대신문인 스타레저가 사설을 통해 이 건물의 신축을 반대했다. 맨하탄 보로장 스캇 스트링거도 반대의 뜻을 언론에 발표했다.

여기에 맞서 LG사는 소송을 제기한 단체들, 전직주지사들, 신문사들을 모두 반박하고 나섰다. 광고를 통해서도 반박을 되풀이했다. 역사적장소로 불리우는 Fort Tryon 파크는 1935년 록펠러가 1,500만달러를 들여 만든 공원이다.


이 곳에는 메트로폴리탄 박물관 분관인 Cloisters가 있고 중세시대의 희귀한 미술품들이 소장되어 있다. 특히 13세기에 제작된 수예작품은 세계유일의 소장지이기도 하다. 전세계에서 모여드는 미술애호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다.

1984년 시작되어 매년 9월 마지막주일에 열리는 Medieval 페스티발은 당시 침체됐던 뉴욕을 살리기 위해 시민들의 정신력창출을 목적으로 세워졌으며 매 행사 때마다 6.7만명의 인파가 운집하는 뉴욕공원 일대의 최대축제다. 이 명소를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큰 기쁨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높은 고원지대를 이루고있는 공원에서 굽어보는 허드슨 강이 유유히 흐르는 모습과 강 건너편 뉴저지쪽에 끝없이 펼쳐진 암벽이 강물에 반사되어 이루는 절경이다.

한참동안 이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빼어난 절경에 감탄이 절로 난다. 자연은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고 순수한 사랑정신을 제공해주는 초월적 활력소다. 자연은 인류행복과 세계평화의 영원한 길잡이다. 143피트의 높은 LG사옥이 들어서면 이처럼 아름다운 절경이 망쳐질 것은 뻔한 일이다. 나는 39년전 이 곳으로 이사와서 지금까지 매일 이 공원을 몇 차례씩 산책하며 마음과 육체의 건강을 지킨다. 공원이 너무 좋아 지난 28년 전부터 기쁜 마음으로 자원봉사를 해 왔다. 미국인들의 자연사랑, 공원사랑은 참으로 아름답다.

LG사는 세세무궁토록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기쁨과 희망을 안겨주는 귀중한 문화 유산을 해쳐서는 안된다. 전직 주지사들과 미국언론에 사과의 뜻을 밝히고 암벽절경을 해치지 않는 낮은 건물신축을 해야 마땅할 일이다. 이는 문화재를 보호하는 한국인의 소중한 문화사랑이 될 젓이다.

서병선(뉴욕예술가곡연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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